[단독]현대차, DSRC 방식 V2X 우선 채택…"차량 통신방식 논란↑"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2021년 출시 'G90' 탑재 결정...차량통신 방식 공방 거세질 듯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1년에 출시하는 신형 제네시스 G90부터 근거리전용무선통신(DSRC) 기반 차량·사물간통신(V2X)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한다. 'V2X' 표준을 두고 웨이브(WAVE)와 셀룰러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현대차가 하나의 기술을 택하면서 차량통신 방식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제공=현대차)>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DSRC 방식의 V2X 기능 개발을 완료하고 2021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신형에 탑재한다. 신형 G90은 V2X를 이용해 다양한 커넥티드 서비스,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앞선 데이터 확보를 위해 이미 검증이 어느 정도 이뤄진 DSRC 방식의 차량 통신을 우선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기술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KT와 함께 C-V2X 개발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가 신형 G90에 V2X 기능을 탑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다. V2X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와 연결하는 'V2I(차량과 인프라 연결)' 뿐만 아니라 △V2V(차량 간 연결) △V2D(차량과 모바일 디바이스 연결) △V2N(차량과 네트워크 연결) 등 다양한 네트워크 연결로 보다 안전하고, 빠른 운행을 돕는다. 현재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 등 제한적인 커넥티드 서비스도 V2X를 통해 스마트폰, 스마트홈 등과 연결해 다양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V2X 기술 개념도
<V2X 기술 개념도>

현대차는 향후 V2X를 활용한 커넥티드 자율주행차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센싱 기술은 인식 범위가 수백미터에 불과하다. 또 눈, 비 등 기상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V2X는 물리적 제한 없이 다양한 정보를 차량에 즉각 알려주고, 즉각 반영도 가능하다. V2X 자율주행차는 각종 센싱, 인공지능(AI) 컴퓨터, V2X 통신망 활용 등을 통해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정부와 2021년까지 V2X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화물차, 대중교통 자율주행을 위해 진행된다. 정부는 연구개발 결과를 토대로 시범, 실증사업을 거쳐 V2X를 활용한 자율주행 대중교통, 군집 자율 주행 화물차 등의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신형 G90에 DSRC 방식 V2X 기능을 먼저 탑재키로 하면서 기술 표준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현재 DSRC와 C-V2X가 기술 표준을 두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자동차 업계는 DSRC를 선호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업계는 C-V2X를 밀고 있다.

DSRC는 국내 주요 도로에 구축된 V2X 통신 방식이다. 다만 5G 등장 이후 셀룰러 V2X(C-V2X)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7년 경기 화성 약 14km 구간에 V2X 인프라를 구축했다. (제공=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2017년 경기 화성 약 14km 구간에 V2X 인프라를 구축했다. (제공=현대기아차)>

DSRC의 경우 국토부가 오랫동안 지능형 교통체계(ITS) 사업을 추진하면서 택한 통신 방식이다. 2012년 5.9㎓ 주파수 대역의 웨이브로 표준화를 진행했고, 일부 거점 도로와 자율주행 실증도시인 K시티에 인프라를 구축했다. C-V2X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가 5G 플러스 전략 사업을 발표하고 이통사들의 5G 통신망 구축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V2X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 C-V2X에 대한 국제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기술 검증이 안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유럽의 경우 당초 유럽의회 교통위원회에서 EC(EU행정부)가 DSRC를 V2X 표준으로 한다는 법안을 상정했다가 핀란드, 스페인 등이 반대해 부결됐다. 미국은 V2X 표준화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업계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토요타 등은 DSRC 방식으로 V2X를 준비하고 있다. BMW, 다임러그룹, 포드 등은 C-V2X 진영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가 DSRC를 택했지만 셀룰러 방식의 도전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9㎓ 주파수 대역의 C-V2X 기술을 적용한 자율 주행 커넥티드카를 점검하는 KT 연구진. (전자신문 DB)
<5.9㎓ 주파수 대역의 C-V2X 기술을 적용한 자율 주행 커넥티드카를 점검하는 KT 연구진. (전자신문 D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역에 차량을 판매해야 하는 현대차는 DSRC를 먼저 양산하지만 C-V2X 기술도 KT와 함께 개발, 모든 방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술 표준 과정에서 DSRC의 한계와 C-V2X의 높은 요금 등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