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신용카드 송금 서비스, 유사 사업모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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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신용카드 기반 송금서비스 사업 모델이 기존 스타트업 사업모델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소 스타트업이 수년간 공들여 만든 사업을 차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신한카드는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18일 신한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카드 기반 송금서비스' 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계좌 잔고가 부족해도 경조사, 각자 지불(더치페이), 중고품 거래까지 자사 모바일 플랫폼 신한페이 판(FAN)으로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일종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서비스로 9월까지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 모델을 두고 스타트업계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트업 팍스모네(대표 홍성남)가 신한카드보다 앞서 '신용카드간 P2P 결제 시스템'을 특허출원했다. 신한카드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사업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이 기술은 신용카드간 P2P 지불결제 시스템이다. 통장 잔고 없이도 신용카드로 경조사비를 상대방 카드에 이체하고, 입금받은 사람은 카드 결제대금을 차감받는 신개념 P2P결제 시스템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사업모델에 불법(속칭 '카드깡') 소지가 있다며 사업을 불허했다. 팍스모네는 3년여간 사업을 하지 못했고, 최근에야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 사업화를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신한카드가 동일한 사업모델을 정부에 제출, 샌드규제박스 혜택을 받게 됐다.

팍스모네는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홍성남 팍스모네 대표는 “자사가 오랫동안 규제 개혁을 요청한 사안인데 우선 심사 대상으로 신한카드를 지정해 당혹스럽다”며 “우선혁신서비스 신청을 하지 않은 제 불찰도 있어 문제제기를 하기에도 두려움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과거 팍스모네는 신한카드에 '신용카드간 P2P 결제 시스템'사업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모델을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송금인이 결제하면 카드사가 대신 수취인에게 '현금'으로 입금해 주는 방식은 정부가 앞서 카드깡 우려를 제기한 부분이다. 그런데 돌연 이 모델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형국이 됐다.

신한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제주 지니 프로젝트도 디지털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주 전용 모바일 앱인데, 제주에서 유사한 플랫폼 사업을 해온 스타트업이 대거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됐다. 당시 제주지역 기업들은 신한 업무 추진 방식이 막대한 자본력을 이용한 중소기업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제주은행이 중재자로 나섰지만 아직까지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핀테크 상생을 외치는 대형 금융사가 기술을 모방해 상용화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는 이런 행태까지 고려해 핀테크 육성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