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5G, 이제부터 진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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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이어 5G 테크 콘서트까지 만만치 않은 일정을 연이어 소화한 탓일까. 평소 활기찬 모습보다 다소 지친 기색이다. 그럼에도 가벼운 농담을 하는 여유가 묻어났다. 하지만 주요 거사를 끝냈다는 후련함보다 새로운 결의가 엿보였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이후 2년여간 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열정을 쏟았다. 우리나라가 세계 5G 시장점유율 15%, 180조원의 시장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140조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액수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그 첫 걸음이다. 경제 규모가 세계 시장 2% 안팎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서는 더더욱 5G 시장 선점이 중요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우리 안에서 우리가 겪어야 한다는 게 유 장관의 신념이다. 유 장관은 5G 상용화를 위해 불철주야 헌신한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유 장관은 세계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5G라는 고속도로는 가장 앞서 구축했다. 하지만 콘텐츠와 서비스는 이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초기 불만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힘든 일도 많았지만 결국 해냈다”면서 “그러나 5G는 전혀 새로운 시작으로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고 강조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5G, 이제부터 진짜 승부”

대담=김원배 통신방송부장

-세계 최초 5G 상용화, 자신 있었나.

▲원래는 2019년 12월이었던 것을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올해 3월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나라가 불가능하다고, 무모하다고 했다. 하지만 5G는 퍼스트 무버가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한다. 팔로어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과감하게 선언을 한 것이다.

늘 제조사, 통신사와 긴밀하게 공유하고 협력했기에 가능했다. 3월 상용화를 위해선 단말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밑에서 협의를 했다. 장비 역시 올해 9월 출시 예정이던 것을 1년 앞당겨달라고 부탁했다.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면서 화웨이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을 때도 자신을 가졌던 이유다.

-단말과 장비 외에 어떤 협력이 이뤄졌나.

▲상용화를 위해선 주파수가 필요하고 제도 정비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기를 역으로 계산해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지난해 MWC에 가기 전에 황창규 KT 회장을 만나서 필수설비 개방 협조를 요청했다. 다른 통신사 최고경영자(CEO)에게는 필수설비 대가를 제 가격으로 제공하라고 당부했다. 결국 조율을 통해 필수설비 이슈가 해결됐다.

MWC 3개월 후에는 주파수 경매를 무사히 마쳤고 다시 3개월이 지나자 삼성전자 장비가 나왔다. 나는 늘 '따라오라'고 하지 않고 '같이하자'고 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통신사가 각각 역할을 정해 빈틈없이 수행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기업 CEO와 미팅을 한 게 수차례다. 올해 MWC에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앞으로도 남은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다.

-막판에 긴박하게 세계 최초를 달성했다.

▲단말 연동 테스트가 다소 지연되면서 상용화 시점이 4월로 연기되자 미국에서 느닷없이 4월11일 5G 상용화 발표를 하더라. 우리는 이미 준비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4월 5일로 일정을 앞당겼다. 그런데 미국이 다시 4월 4일로 조정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4월 3일 저녁에 상용화를 한 것이다.

물론 미국은 LTE 단말에 5G 모듈을 심는 것이라 완전한 5G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논쟁 자체를 허용하지 하기 위해선 완벽한 세계 최초 상용화가 필요했다.

세계 최초를 선언하고 3년 이상을 준비해왔다. 불과 몇 시간 차이로 뒤집힌다면 힘 빠지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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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한 순간부터 표준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시장을 주도한다는 의미다. 우리 주도로 상용화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기술력과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세계 최초 달성을 통해 국가와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진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를 위해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누가 1등을 할 것인지에 의미를 두지 말자, 대한민국이 1등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갖자'고 했다. 경쟁을 자제하고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55분 빨랐다'고 하는데 반대로 55분 늦었다면 어땠을까. 그 정도로 정보가 어두웠다고 더 큰 비난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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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초기 불만이 있다.

▲예견된 일이다. 5G가 상용화되자마자 콘텐츠나 서비스가 쏟아지면 좋은데 그러기는 어렵다.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때문이다. 콘텐츠, 서비스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품질 역시 점차 좋아질 것이다. 통신사가 연말까지 85개 시도로 5G 망을 확산한다는 것은 LTE 때와 달라진 게 없다. 동시에 전국 모든 인프라를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도시 중심으로 고객이 늘어나면 상승작용을 통해 전국망이 깔리는 기간도 앞당겨질 것이다. 품질이 좋아지면 시장이 성숙하고 서비스와 콘텐츠가 늘어나게 된다. LTE 때도 속도가 빨라지니 이를 활용하는 콘텐츠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5G 요금제에 대한 생각은.

▲'서비스는 별반 달라진 게 없는데 요금만 비싸졌다'는 불만이 있는 것을 안다. 이는 시장 초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LTE 가입자는 한 달 평균 8GB를 쓴다. 5만원 정도가 든다. 2G 시절로 환산하면 1000만원이 넘는 데이터를 200분의 1 가격에 쓰는 셈이다. 시장이 성숙해지면 데이터 요금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라고 본다.

'2만~3만원대 중저가 요금제가 없다'는 지적 역시 이통사 경쟁을 통해 정리가 될 것이다. 저가 요금제에 걸맞은 서비스나 콘텐츠도 등장할 것이다.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는 보편적 통신 서비스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3~15세뿐만 아니라 60세 이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급격이 늘어난다고 하더라.

5G 시대에도 누구나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정부 기조는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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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5G플러스) 전략 명칭이 갖는 의미는.

▲3G에서 LTE로 갈 때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가 풍부해지는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5G 시대에는 이와 차원이 다른 변화가 예상된다.

5G는 기본적인 인프라다. 여기에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드론,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가 올라가야 한다. LTE에서는 속도와 지연시간 한계로 이런 서비스가 올라갈 수 없었다. 5G에 이런 것들을 추가한다고 해서 '5G+'로 이름 지은 것이다.

5G+ 전략은 지난해부터 준비했다. 대통령을 모시고 발표하는 데다,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면 발표 전부터 '맞다' '틀리다' 등 말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기획재정부에도 중요 내용을 알리지 않을 정도였다.

-5G+ 전략 추진 계획은.

▲10대 핵심 산업과 5대 핵심 서비스를 선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5대 전략분야별 52개 실행과제를 선정했다. 그런데 이 과제 중에서 과기정통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5G 테크 콘서트(4월8일) 이전에 열린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때 이를 미리 발표했다. 5G+ 전략 관련 예산은 최우선으로 배정하자, 각 부처가 관련 과제는 책임지고 추진하자는 논의가 이뤄졌다.

5G+ 전략을 위한 예산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일부 재조정이 있을 것이다. 예산 규모를 추정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우선권이 5G+ 전략에 부여될 것이다.

기업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5G+ 전략 성공을 위해 파격적인 규제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투자나 세제 혜택 등 5G 관련 규제는 획기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과감히 없앨 필요도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고민 중이다.

규제 샌드박스를 예로 들면 이상적인 규제 샌드박스는 지금처럼 개별 기업마다 적용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유형을 심의해서 관련 기업을 다 통과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바람직하지만 아직은 걸림돌이 많다. 먼저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 받은 기업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수백여 유사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서 일일이 다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의미다. 일부 구간에서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이통사, 제조사와 긴밀히 협조하며 보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생긴 노하우는 향후 우리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할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된 5G+ 전략을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해 국민이 전국 어디서나 5G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5G+ 전략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정책수요, 민간 애로사항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시 확인하고 전략을 지속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5G, 이제부터 진짜 승부”

○유영민 장관은···

부산 동래고등학교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LG전자에 입사했다. 30여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실무와 전략, 경영을 두루 담당했다.

1997년 LG전자 최고정보책임자, 2001년 업무혁신담당으로 기업 정보화 혁신을 책임졌다.

2004년 LG CNS 사업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합류, 이듬해 금융/ITO사업본부장을 맡았다.

2006년부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 이사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산업 발전 전략 마련에 힘썼다.

2010년 포스코ICT 사업총괄(COO) 겸 IT서비스 본부장에 선임됐고 2011년부터는 포스코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사장급)으로 일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온·오프네트워크정당추진위원장과 디지털소통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7년 7월 과기정통부 장관에 취임했다.

정리=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