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법 11년, 웹접근성 장벽에 온라인쇼핑도 어려운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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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웹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장애인 차별을 막기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장차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금융·쇼핑 등 실생활에 필요한 웹 접근성 개선은 요원하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자신문과 웹접근성·사용성 전문 기업 에스앤씨랩이 공동 조사한 결과 국내 대형 쇼핑업체 가운데 웹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조사는 백화점, 오픈마켓, 면세점, 홈쇼핑 등 쇼핑업계별 톱5 웹사이트 20개 대상으로 이뤄졌다.

웹접근성 인증마크
<웹접근성 인증마크>

롯데·신세계·현대·NC·갤러리아 등 백화점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갤러리아·SM 등 면세점, 인터파크·쿠팡·옥션·11번가·위메프 등 오픈마켓, 현대·롯데·GS홈쇼핑과 CJ오쇼핑·홈앤쇼핑 등 홈쇼핑 모두 웹 접근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유일하게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는 꿈드래쇼핑몰만 웹 접근성을 준수했다.

쇼핑 관련 홈페이지는 빈번한 콘텐츠 변경, 광고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여, 사용자환경(UI) 변경에 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웹 접근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쇼핑 관련 웹사이트를 장애인과 고령층이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이 주도하고 있는 정보접근사용포럼은 “쇼핑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라면서 “일반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금융과 함께 생활 필수 서비스로 웹 접근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쇼핑몰 웹사이트의 웹 접근성 관련 진정과 소송이 최근 지속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시각장애인 963명이 이마트, 롯데쇼핑, 지마켓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 세 곳을 대상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2월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구매 어려움을 겪는 피해 사례 50건을 모아 차별 행위 조사와 시정을 요구하는 집단 진정서도 제출됐다.

쇼핑몰 웹사이트 접근성 조사 결과(2016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자료). 에스앤씨랩 제공
<쇼핑몰 웹사이트 접근성 조사 결과(2016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자료). 에스앤씨랩 제공>

법·제도 장치 미비점도 지적됐다. 장차법에는 신체·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접근성이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법적 강제력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법무부 시정명령을 거친 끝에 최고 30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처벌 수위가 낮다.

장선영 에스앤씨랩 대표는 “국내 대다수 프로젝트는 사용성과 접근성이 별도로 추진되고, 대부분 접근성 지침을 준수하면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 개선이 안 되고 있다”면서 “웹 접근성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구축 초기부터 접근성을 고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인클루시브 디자인, 영국 BBC 글로벌익스피리언스랭기지(GEL), 중국 타오바오 스마트터치처럼 해외에서는 사용성을 고려해 웹 접근성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웹 접근성 인증마크(WA마크)는 장애인·고령자가 웹사이트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웹 접근성 표준을 준수한 우수 사이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여하는 공식 지정 품질 인증마크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이나 고령자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