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 e소호몰 공화국' 골드러시..."최근 5년 창업자 80% 이상 생존"

e커머스가 국내 창업 화수분으로 떠올랐다.

10대 청소년부터 70세 이상 고령층까지 성별·연령과 관계없이 여러 형태의 쇼핑몰 구축에 나선다. 오프라인 창업보다 시간적·경제적 진입 장벽이 낮다. 국경 구분이 없는 온라인·모바일로 단숨에 글로벌 진출까지 가능한 것도 매력이다. e커머스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기 위한 소호몰 골드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유통·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메이크샵'의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창업에 나선 온라인소호몰은 9700여개다. 월 평균 190여개, 하루 평균 6개 이상 쇼핑몰이 구축된 셈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카드결제시스템(PG)을 활성화시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약 8000개다. 10개 가운데 8개 이상(83.7%)의 쇼핑몰이 창업 이후 6개월 이상 꾸준히 쇼핑몰을 유지하면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이크샵 관계자는 “e커머스에서는 직접 상품을 소싱하지 않아도 구매대행 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면서 “업력이 10년 이상 된 쇼핑몰도 계속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기간 '카페24' 솔루션으로 생성된 온라인쇼핑몰은 무려 44만8084개다. 유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크샵과 달리 무료로 계정을 생성할 수 있어 창업 희망자가 많이 몰렸다. 당장 쇼핑몰을 활성화하지 않고 쇼핑몰 이름을 선점하거나 경험을 쌓기 위한 창업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유지비가 없어서 사업을 접지 않고 구매 사이트를 방치하는 사업자도 포함됐을 수 있다. 공식 탈퇴 계정 수는 5493개(1.2%)에 불과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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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 창업센터 목동점
카페24 창업센터 목동점

두 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누적 총 230만개 이상 쇼핑몰이 구축됐다. 최근 5년 동안 신설된 쇼핑몰은 46만여개다. NHN고도 등까지 합하면 한 해 주업·부업으로 쇼핑몰을 창업한 운영자는 안 돼도 12만명이다. 쇼핑몰 성장에 따라 상품 확보, 쇼핑몰 관리, 고객 서비스(CS) 등에 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파생되는 일자리도 적지 않다.

e커머스 소호몰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비즈니스 아이템 제한이 적다. 노력에 따라 단기간 내 적은 비용으로 국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구직난과 맞물려 창업 열기가 달아오른 것도 신규 소호몰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연동해 인플루언서, 바이럴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연계하는 사업자도 늘고 있다. 쇼핑몰 운영에 실패해도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전환, 단기간에 재도전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e커머스 창업은 청년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장년층과 10대 도전도 적지 않다. 카페24 기준 최근에 구축된 쇼핑몰 44만8074개 가운데 20~40대 운영자 수는 37만9746개였다. 50~60대는 4만8171개, 10대는 1만1681개로 나타났다. 70대 이상도 1428개를 기록했다.

e커머스 소호몰 창업 러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라 온라인·모바일로 국내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큰 기술이 없어도 간단한 교육을 통해 창업이 가능하다. 카페24, 메이크샵, NHN고도 등이 적은 비용으로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e커머스와 결합되면서 판매자와 고객 간 접점도 넓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개성 있는 쇼핑몰이 각광받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창의력과 잠재력을 살린 온라인쇼핑몰을 구축한다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