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위해 '불법 리베이트' 부활시키겠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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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간편결제 활성화를 위해 현재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상 리베이트 금지 조항에 예외 규정을 만든다. 변경을 추진하는 항목은 가맹점에 무상으로 결제단말기를 제공하는 행위를 리베이트로 규정한 부분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 특정 카드나 밴사업자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대형 가맹점들이 결제단말기를 무상으로 공급받는 등 금전적 이득을 취하자 이를 불법 리베이트로 규정, 금지 조항을 여전법에 신설했다. 이로 인해 카드사나 밴사업자는 대형 가맹점의 불합리한 요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외 규정을 적용, 이를 합법화시키면 예전의 대형 가맹점 횡포가 되살아나 연간 최대 2000억원 규모를 카드사나 밴사업자가 부담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밴 사업자들이 협회를 통해 예외 규정에 반대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예외 규정 마련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로페이 사업과 연관돼 있어 논란이 더 커지는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금융위원회가 간편결제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이 구입해야 하는 결제단말기를 무상 제공할 수 있도록 '리베이트 규제 완화'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결제단말기를 보급하는 밴 업계는 협회를 통해 최근 리베이트 완화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됐다. 대형 가맹점에 막대한 리베이트를 또다시 제공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2015년, 2016년 두 번의 개정을 통해 현행 여전법에는 연매출 3억원 이상 대형 가맹점에 카드사용(거래)을 조건으로 부당한 보상금을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사업 유지를 위해 현금을 뒤로 지원하거나 매장 등에 설치되는 결제단말기를 무상으로 깔아 주는 행위도 모두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카드사는 물론 밴사, 가맹점까지 처벌을 받는다.

업계는 여전법 개정 이전에 통용된 결제단말기 리베이트 규모만 연간 최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이 커진 이유는 정부가 결제단말기를 예외 규정에 넣으려는 이유가 제로페이 사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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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최근 밴사를 가맹 모집 대행사로 선정했다. 조만간 전국 단위로 제로페이 가맹점 모집에 들어간다. 18만개 가맹점 모집을 목표로 내걸었다. 가맹점 대상 결제단말기 지원비(보조금)도 확정했다. 가맹점 곳당 2만5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현행 여전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는 불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짙다.

중기부는 카드단말기가 아닌 QR결제단말기 보급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최근 단말기는 QR뿐만 아니라 집적회로(IC)카드 등 복합 결제가 가능한 형태다. 피해 갈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아직까지 제로페이를 위해 공급하는 단말기의 사양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중기부의 설명은 더 설득력이 없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과거 카드사 등이 근거리무선통신(NFC) 시범 사업 등 간편결제 확산을 위해 결제단말기의 무상 보급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불법이라며 무상 지급을 막은 바 있다. 그러나 2년도 채 되지 않아 정부가 나서서 이를 개정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단말기 대부분이 복합 결제 형태이기 때문에 QR 결제용만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대형 가맹점 등이 간편결제 단말기를 보급받고 다른 결제 수단을 혼용해서 쓸 가능성이 100%”라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업계 반발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 “역차별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용카드에 고착된 결제 문화를 간편결제로 확산시키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