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전기 PLP 사업 인수 합의…30일 이사회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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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패널 레벨 패키지(PLP)' 사업을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확보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 내 계열사 간 인수 및 사업 재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22일 삼성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전기 PLP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양사 간 합의는 끝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르면 4월 말 또는 5월 중 계약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PLP 사업 인수는 30일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이날 1분기 실적 결산을 위한 이사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PLP 안건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PLP 매각 금액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수 규모는 7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2015년 사업 진출을 결정한 후 지금까지 5000억~6000억원을 PLP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PLP 소개 화면(자료: 홈페이지 캡쳐)
<삼성전기 PLP 소개 화면(자료: 홈페이지 캡쳐)>

PLP는 반도체 성능 제고에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2015년 삼성전기와 삼성전자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개발(R&D)에 착수,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기술을 완성했다.

FO-PLP는 입출력 단자 배선을 반도체칩(Die) 바깥으로 빼내 반도체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기판을 사용하지 않아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FO-PLP는 사각형 패널로 반도체를 패키징, 경쟁 기술인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보다 생산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PLP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했다. 이윤태 사장 직속으로 PLP 조직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해 PLP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양산력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기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보다 투자 여력이 큰 삼성전자가 PLP 사업을 맡아 반도체 패키징 경쟁력을 기르고, 파운드리 및 시스템 반도체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반도체 패키징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패키징 사업 신규 투자가 부담이 됐지만 반도체에만 조 단위를 투입하는 삼성전자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삼성전기는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 이해관계가 맞아 딜이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자료: 삼성전자)>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