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화끈한 투자,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함께 키우킬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생산 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문 인력도 1만5000명을 육성한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글로벌 최고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워 넘볼 수 없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다품종 소량생산, 기능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자료: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자료: 삼성전자)

이번 삼성전자의 도전과 투자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낸다면 삼성전자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함으로써 '신성장 동력 발굴'과 '동반 성장'이 잘 이뤄진다면 금상첨화다. 직접 채용 이외에 42만명에 이르는 간접 고용 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를 지원하는 등 상생협력을 통해 국가 차원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한다는 구상을 함께 내놓은 것도 좋은 소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계획은 올해 들어 정부가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비메모리 산업 육성과 궤를 함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화끈하게 화답한 셈이다. 모처럼 정부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뜻을 모아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는 점도 큰 관심을 끈다. 향후 정부와 주요 기업, 또 관련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확대될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