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세먼지 추경, 미세먼지 대책 도약의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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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규 환경부 차관.
<박천규 환경부 차관.>

지난달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미세먼지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가장 심각한 피해로 건강 악화와 실외 활동 제약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 손실 비용을 연간 약 4조원으로 추정했다. 미세먼지 대책 주관 부처인 환경부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2017년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이어 2018년 11월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2016년 ㎥당 26마이크로그램(㎍)에서 2017년 25㎍, 2018년 23㎍ 등으로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선진국 대비 2배 높은 수준이며, 국외 영향과 기상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결국 현재 미세먼지 대책의 속도감은 국민이 체감 가능한 개선을 단기간 내 이뤄 내기에 부족한 수준이었다. 이는 곧 기존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 마련 필요성으로 귀결되었다. 이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법, 조직, 예산 등 전 방위로 새로운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먼저 3월 국회에서는 여야의 초당 합의로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으로 규정하는 등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주요 8법을 통과시켰다. 조직 차원에서는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의 참여 아래 미세먼지 해결 근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기구로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긴급 재정 조치로 추경 정부안이 마련됐다.

물론 재정 투입만으로 미세먼지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 대책은 규제와 지원 병행 방식을 기본으로 하여 구성돼 있다. 배출 허용 기준 강화하거나 대기오염총량제 등 규제·관리를 통한 비재정 수단과 보조금 지급이나 공공 인프라 확충 등 재정 수단을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기업이 규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이 함께할 때 대책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추경은 이런 측면에서 비재정 규제 수단과 연계해 배출량, 감축 효과성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마련됐다.

미세먼지 추경 정부안에서 가장 크게 중점을 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국내 배출량 감축 가속화를 위한 사업 확대이다. 노후경유차, 건설기계, 사업장 등 국내 핵심 배출원에 대한 감축 사업과 도로비산먼지 및 가정용 보일러와 같이 생활 주변 배출원 감축 사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주 자가 측정 대행 업체와 사업장 간 공모 불법 행위를 적발해서 발표한 바와 같이 사업장 불법·부적정 미세먼지 배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집중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드론, 이동측정 차량, 분광학 측정 장비 같은 첨단 감시 장비를 확충해 사업장 불법 행위 원천 차단 기반을 마련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 기준 강화에 대비해 영세 사업장에 대해 대기오염방지시설 설치·개선비의 90%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이밖에도 서해 도서 측정망 확충, 국가 미세먼지 정보센터 운영 등을 통해 국내외 미세먼지 영향에 대한 측정·분석 역량을 제고하고, 지하역사와 지하철 차량 공기정화설비 확충으로 국민 건강 보호 조치도 강화한다. 또 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을 포함하는 등 미세먼지 대응기반도 한층 강화해 나간다.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보다 기존 대책을 뛰어넘는 미래 지향성 재정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미세먼지 대책이 한 단계 도약함을 의미한다. 이번 추경이 미세먼지 대책을 가속화하는 시발점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可視) 수준의 미세먼지 개선을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 ckpark91@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