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계거래소, 중고기계 거래 투명화·해외 수출 메카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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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기계거래소)
<한국기계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기계거래소)>

# 경기도 시흥시 시화MTV산업단지는 국내 중고기계 메카다. 국내 중고기계 거래망을 투명화하고 거래 활성화를 지원하는 한국기계거래소가 위치해 있고 주변에는 중고기계 유통매장들이 한데 모인 집적단지가 조성됐다. 공작기계, 연구장비 등 다양한 기계장비가 새 단장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투입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기계거래소가 운영하는 1400여평 규모 전시보관창고에는 다시 가동할 날을 기다리는 다양한 중고장비가 전시돼 있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생산현장에 있었지만 장비 업그레이드나 경영난 등을 이유로 중고매물이 된 기계다.

마승록 기계거래소 대표는 “제조업이 활황일 때는 장비 업그레이드 때문에 중고로 나오는 물건이 많다”며 “경영이 어려워지면 되레 장비를 매각도 못하고 가동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려서 매물이 적다”고 설명했다.

기계거래소는 '기계산업 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 일환으로 정부가 주도해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자본재공제조합 등이 참여해 설립했다. 2015년 11월 문을 열었다.

기계거래소 핵심 역할 중 하나는 중고기계 거래 투명성 확보다. 기계거래소 출범 전에는 개별 업체 위주로 중고기계가 유통되면서 가격이 천차만별로 형성되는 등 시장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기계거래소가 설립되고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거래 가격이 투명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기계거래소 경매시스템은 온·오프라인으로 기업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주로 기업이 사용하던 공작기계를 비롯해 금융권 리스기계나 담보물건, 국가기관 연구장비 등을 다룬다. 매주 목요일 경매가 열린다.

참가자들이 기계거래소에서 오프라인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계거래소)
<참가자들이 기계거래소에서 오프라인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계거래소)>

지난해 낙찰 실적은 556건에 달한다. 2017년에는 635건이 낙찰돼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마 대표는 “경매에 참여하는 기업 상당 수가 중고거래상”이라며 “전국에서 경매에 참여할 수 있어 소수 담합이 힘들고 적정 가격에 장비를 매각할 수 있어 거래 가격이 투명해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거래소는 직영 수리센터도 운영한다. 중고장비를 검사·수리하고 도장까지 하는 등 기본·정밀검사를 실시해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 수출 대상 장비는 수입국 규정 기준에 맞춰 검사한다. 성능검사와 수리서비스를 위한 별도 장비군을 갖췄다.

기계거래소 전문 인력이 거래를 앞둔 중고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계거래소)
<기계거래소 전문 인력이 거래를 앞둔 중고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계거래소)>

출범 3년차에 접어들면서 기계거래소는 역할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바이어를 발굴해 직접 수출하거나 수출 대행을 하는 사업이 핵심이다. 성능이 우수한 국산 기계를 해외로 확대하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에 등록된 물품을 홍보하고 각국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해외 수출을 준비하는 개별 기업도 지원한다. 수출 경험이 많지 않고 인력이 부족한 이 분야 기업 상황을 감안해 수출 인큐베이팅을 하거나 대행하는 등 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맞춤 지원한다.

기계거래소는 올해 출범 4년차를 맞아 자립 기반을 갖추는 게 목표다. 2016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점차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 자립 기반이 안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손실 규모는 약 3억원이다.

마 대표는 “기계거래소 매출과 수익은 경매 수수료에서 발생하므로 금액이 크지 않아 자립 기반을 탄탄하게 구성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해외 수출은 장비를 직접 구매해 판매하므로 실적 개선 효과가 커서 앞으로 수출사업 비중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시흥=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