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실적 좌우"...5월 에어컨 대전 앞두고 제조·유통사 '총력 채비'

서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서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에어컨 성수기인 5월을 앞두고 제조사와 유통업계가 에어컨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사는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에어컨 설치 기사와 배송 인프라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에어컨은 가전제조·유통사의 연간 실적을 좌우할 핵심 아이템으로 꼽힌다. 성수기를 앞두고 업계의 물밑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는 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생산으로 분주하다. 제조사는 물량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에어컨 생산을 시작하며 물량을 확보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에어컨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극성수기 에어컨 수요를 학습했고, 이에 기반을 두고 생산-판매-재고 연간 물량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그 결과 3월부터 생산 라인을 풀가동했을 때 한여름 판매 수요를 대비하기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성수기 에어컨 수요에 대비해 2월 중순부터 생산력을 최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생산과 배송, 설치기사 점검까지 마쳤다.

대유위니아는 다음 달 말부터 생산 라인 풀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에어컨 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전 계획에 따라 에어컨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다음 달까지 시장 수요를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프라이스킹 등 국내 주요 유통사에서는 에어컨 설치 인력을 증원했다. 예약 판매 기간을 충분히 잡았지만 본격 수요는 날이 따뜻해져야 시작된다. 최근 3년 동안의 7~8월 극성수기에 에어컨 주문이 폭주하면서 이 시기 구매자는 에어컨을 제때 설치하기 어려웠다. 지역에 따라 보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발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에어컨 설치팀을 1400개 운영했지만 올해에는 1700개 팀으로 300개 팀을 증원했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성수기 주문 폭주에 대비해 에어컨 설치 팀을 확대했지만 원활한 설치, 사후서비스(AS)를 받기 위해서는 주문이 몰리기 전에 에어컨을 구매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도 에어컨 설치팀 규모를 전년 대비 20% 증강했다.

에어컨은 제조사와 유통사가 가장 신경 쓰는 아이템이다. 에어컨 판매 실적이 회사 1년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에어컨이 백색가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에어컨은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수요도 폭증세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연간 에어컨 판매량을 2016년 200만대, 2017년 250만대, 지난해 25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최소 전년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기에 에어컨 공기청정 기능이 대중화되면서 여름 가전이 아닌 사계절 가전으로 진화한 점도 있다. 비수기인 1분기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도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무더위가 심했는데 올해 여름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올해 에어컨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