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PX·IMO로 실적 개선 전망…배터리·소재로 기업가치도 '쑥쑥'

올 2분기 SK이노베이션 실적이 파라자일렌(PX) 강세와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 시행에 따른 저유황유 판매 수익 증대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신성장동력인 배터리·소재 사업을 통해 기업 가치도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53.5% 감소한 331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26일 현재 국내 증권사 24곳 중 22곳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 눈길을 끈다. 증권사들은 2분기 견조한 PX 시황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 확보와 내년부터 시행되는 해상연료 규제를 앞두고 선제적인 저유황유 수요가 실적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분기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3023억원으로 그 중 아로마틱 계열 손익 기여도가 올레핀 계열의 4배에 육박했다. 특히 PX 스프레드는 1분기 평균 톤당 560달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화학사업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 17일 SK에너지 울산CLX VRDS 신설 현장을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안전시공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 17일 SK에너지 울산CLX VRDS 신설 현장을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안전시공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부터 중국 PX 설비 가동에 따른 역내 공급 증가 우려가 있지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와 5월까지 집중된 역내 석유화학업계 PX설비 정기보수로 인해 PX시황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IMO2020 시행에 따른 저유황유 수요 증가도 기대를 모은다. 5월 IMO가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정규 회의에서 IMO2020 규제 관련 최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2분기부터 해운업계가 본격 저유황유 재고확보에 나서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약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신설 중이다. 하루 4만배럴 생산이 가능한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에너지는 국내 1위 저유황 연료유 공급자로 도약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메리츠종금증권은 “SK이노베이션은 싱가포르 항만청 발표에 따라 저유황 선박연료 공식 판매 업체로 지정돼 3분기부터 판매 자격을 갖게 된다”며 “IMO2020 환경규제로 내년 VRDS 설비 완공을 앞두고 있는 SK에너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 사업 가치도 주목받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누적 수주 잔고는 4월 기준 작년 연말 대비 100GWh 이상 늘어난 430GWh까지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50조원에 이른다. 이후 추가 수주에 따른 신규 투자를 단행하면서 2022년까지 총 60GWh 생산규모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손익분기점은 2021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사업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현재 3억6000만㎡인 분리막 생산 능력은 증평에 건설 중인 신규 설비가 4분기 가동하면 5억3000만㎡까지 늘어난다. 중국과 폴란드 설비가 가동하면 총 8억7000㎡로 전 세계 최대 규모로 올라선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렉시블커버윈도(FCW)도 시장 수요에 대응해 충북 증평에 연간 30만㎡ 수준 양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