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21년 정액제 깨고 '리니지' 부분 유료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가 2일부터 리니지를 부분유료화로 전환한다. 21년을 이끌어왔던 정액 요금제를 폐지하고 국산 온라인 게임 정액 요금제 시대의 막을 내린다. 부분유료화를 도입해 이용자를 확대하고 이용자 풀에 기반을 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하반기 신작이 나올 때까지 새로운 매출원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부분유료화 도입은 수익감소가 뚜렷한 리니지 매출을 끌어올리고 리니지M 지속 업데이트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려는 시도다. 신작 공백에 의한 매출 하락을 막고 향후 도약을 위한 김택진 대표 복안으로 풀이된다. 상당수 휴면 이용자를 게임으로 유입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리마스터 이후 무료 이용권을 배포했을 때 휴면 이용자가 대거 복귀했다. 이용자 성장을 통해 수익 안정성을 꾀하고 이용자 풀에 기반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리니지에 새롭게 적용되는 '아인하사드 축복' 상품은 시발점이다. 모바일 게임과 같은 모델이다. 현 상황에 가장 잘맞는 플랫폼과 요금제를 제공해 이용자를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리니지M이 리니지와 다른 길을 가면서 가능해졌다. 리니지M은 독자 클래스와 '무너지는 섬' 등 업데이트로 차별화를 시작했다. 리니지도 독자 클래스인 검사를 추가한다. 리니지를 부분유료화로 전환해 이용자를 흡수하고 리니지M은 독자 업데이트를 통해 별개 게임으로 위치를 확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메이저 게임사 중 가장 늦게 모바일 게임시장에 데뷔했지만 달콤함을 누구보다 길게 맛봤다. 경쟁 게임 거센 도전에도 장기간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엔씨소프트 모든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게 개발 중이다.

리니지는 최근 모바일 게임처럼 자동으로 사냥을 돌릴 수 있는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예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과 같은 생활 패턴으로도 즐길 수 있다.

리니지는 리니지M 출시 이후 자기잠식에 시달렸다. 리니지M은 10일간 실적만으로 수백억대 매출을 내며 전 분기 234억원이던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을 937억원으로 대폭 끌어 올렸다. 출시 직후 일 매출은 10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리니지는 분기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64% 대폭 감소했다. '블레이드앤소울'보다 더 낮은 매출을 기록한 경우도 있다.

이용자 수도 지속 감소했다. 2016년 50개에 달했던 서버 숫자는 그해 말 49개로 줄어들었다. 리니지M이 출시된 이듬해는 서버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28개까지 대폭 줄었다. 현재 운영 중인 서버는 33개다. 부분유료화는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며 주 수익원 자리를 잃어버린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 리마스터 후 무료 이용권으로 휴면 이용자 유입이 많았다”며 “이용자와 함께 가기 위해 부분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