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근서 대구카톨릭대 교수 "대중문화 혐오속 문화정치 새 표적 게임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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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서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박근서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게임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은 문화 권력이 정치에 말려드는 일입니다”

박근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게임중독 논리가 지배계급이 대중문화를 억압하는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권력의 작용점으로서 게임이 새로운 표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9세기 이후 유럽 지식인들은 산업사회 대량생산 시스템을 인간성 파괴 주범으로 삼고 비판했다. 특히 대량생산 시스템 결과로 등장한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에 비판적이었다. 대량 생산된 문화가 획일화된 문화말살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개탄하면서 대중문화의 해악을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낭만주의 이후 새로운 문화소비자로서 대중이 등장하게 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박 교수는 “주류사회에서 대중문화 혐오와 대중혐오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중독 메타포를 통해 역사 퇴행과 대중 중심 사회 위험을 경고하고 문화낙수 효과와 엘리트 중심 사회 재건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20세기 초에는 책이 문화권력 작용점이었다. 책 중독이 대두했다. 그는 “지금 게임을 대상으로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한 패턴의 주장이 나왔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라고 강조했다.

주류 지식인들은 대중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존재로 규정한다. 이는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도드라진다. 사회과학에서 대중에 해당하는 행위자는 관찰자인 지식인과 다르게 문화중독자로 개념화된다. 행위자는 자기 행위에 대해 의식하거나 성찰할 수 없는 존재로 관찰자인 지식인에 의해서만 해명 가능하다고 본다.

'지식인=엘리트=지배그룹'을 문제 해결 위치에 끼워 넣으려는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이를 통해 사회적 지배 헤게모니를 완성한다. 대중문화가 부끄럽게 알도록 하는 방법이 역사적으로 계속 시도된 이유다. 그리고 게임이 그 새로운 타깃이 된 것이다.

박 교수는 “지식인만이 진정한 의미의 문화 창조자, 개발자라고 생각하게끔 만든다”며 “대중사회적 역할과 지위에 대한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에서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성찰적 전유가 극적으로 발현된다. 게임은 근본적으로 상호작용에 기반을 두는 참여적 미디어이며 변형과 개조를 할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여러 게임에서 지원되는 '모드'는 게임 수용자 성찰성과 능동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과학자 해롤드 가핑클에 따르면 행위자는 상호작용 맥락 속에서 반성적·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성찰적 존재다. 미디어학자 존 피스크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대중과 타협의 산물이며 지배집단 이익에 봉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박 교수는 “기존 효과중심의 보호주의적 담론, 고부가가치를 내세운 산업적 담론 그리고 대중문화적 담론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며 “게임 수용자들을 타자 시각이 아닌 그들 이야기 방식대로 기술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