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美 IT기업 세무조사 확대…구글·페북 본격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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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세당국이 세금 회피 의혹을 받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본격화한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늘리는 등 과세권을 강화한다.

2일 영국 최대 회계 전문 웹사이트 '어카운팅웹(accountingweb)'에 따르면 영국이 미국 IT 기업을 겨냥한 세무조사를 확대한다. 앞서 영국 국세청(HMRC)이 지난해 벌인 전체 세무조사 횟수 중 미국 업체 비율 17%에 달했다. 이는 2013년 12%에서 5%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영국 국세청은 지난해 기준 자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이 278억 파운드(약 42조2000억원) 상당 세금을 덜 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 미국 회사가 16%에 해당하는 46억 파운드를 차지, 미달 세액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혔다. 이어 스위스 6%, 아일랜드 3%, 프랑스 2% 순서다.

미국 기업의 미달 세액은 해마다 급증했다. 2014년 18억 파운드에서 2017년 34억 파운드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46억 파운드를 기록,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영국은 미국 IT 기업을 정조준한다. 2020년까지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둔 유명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늘리겠다고 공헌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이 물망에 올랐다. 이밖에 검색 엔진, 소셜 미디어, 온라인 광고 분야 업체를 중점 들여다본다.

엄격한 법 적용도 예고됐다. 영국은 전환세(DPT)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저세율 국가로 소득을 이전, 세금을 줄인 기업이 이 같은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25% 세율로 법인세를 물리는 납세 유인책이다. 무신고 후 적발되면 DPT로 계산한 법인세 금액에 죄질 무게에 따라 30%, 100% 세율을 추가로 곱해 세금을 내게 한다. 영국 법인세율은 19%다. 영국 국세청은 지난해 DPT로 3억8800만 파운드를 과세했다.

콜린스 영국 국세청 대변인은 “지난해 못 걷은 세금 규모가 사상 최대였다”며 “DPT를 통해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영국 내 모든 대기업에 대한 징수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소득 이전이 의심되는 기업 리스트도 만들었다. 세무조사 타깃으로 삼을 계획이다.

과세권을 적극 행사하는 영국 움직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이 줄어들 세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을 옥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영국은 EU 회원국 간 거래 시 관세, 부가가치세 혜택을 받아왔다. EU 탈퇴로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추진하는 BEPS 프로젝트 활동이 지지부진하자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이 프로젝트는 다국적 기업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2015년 시작됐다. 나라별 이해관계 대립으로 진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재광 법무법인 양재 회계사는 “영국이 독자적으로 세금을 걷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며 “국제조세 환경 변화에 우리도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