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1위 와디즈, 지주회사 전환으로 영역 확대

크라우드펀딩 1위 기업 와디즈(대표 신혜성)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크라우드펀딩 시장 1위라는 지위를 기반으로 비디오커머스, 오프라인 매장, 사모펀드(PEF), 중소기업금융 전문 중개회사 등 자회사 설립을 통해 유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다. 정부 활성화 방침에 따른 시장의 질적 변화도 예상된다.

와디즈 로고
와디즈 로고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와디즈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주식의 포괄적 이전 신청을 승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설법인 와디즈홀딩스에 와디즈 주식을 일대 일 이전하는 형태다. 와디즈홀딩스는 단순 지주사로서 업무보다는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고 자회사 와디즈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지주사로 전환을 위한 절차가 이달 초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크라우드펀딩 외에도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와디즈는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뿐만 아니라 비디오커머스, 오프라인 매장, 투자영역 확대 등 다양한 시도를 모색한다.

와디즈는 우선 리워드형(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을 성공리에 마친 상품 가운데 믿을만한 상품을 유튜브 등을 통해 판매하는 비디오커머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와디즈는 랜덤박스 형태인 '스타박스' 이벤트, SK 플래닛과 함께한 '와디즈 시럽카드' 출시 등 새로운 형태의 시도를 통해 리워드형 펀딩의 외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와디즈가 펀딩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우수 제품을 실제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도 차릴 계획이다. 단순 펀딩 상품 판매 공간만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네트워킹과 정보 공유의 장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일본 마쿠아케, 미국 인디고고 등 주요 국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 제휴한 해외진출 지원 사업도 개시한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영역에서도 사모펀드 등 직접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올해 초 결성한 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펀드(PEF)에 이어 크라우드펀딩에 기반한 특화 PE인 와디즈벤처스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반기에는 중소기업금융 전문 중개회사 설립도 추진한다.

와디즈의 영역 확대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 이후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데 따른 자연스런 행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출범 이후 펀딩에 성공한 464개사 가운데 263개사가 와디즈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시장 절반가량을 와디즈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크라우드펀딩 누적 금액은 882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와디즈 등이 시장을 사실상 선도하고 있지만 크라우드펀딩 도입 당시 기대에 비하면 아직 큰 규모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 “크라우드펀딩 뿐만 아니라 유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크라우드펀딩 허용기업 범위를 창업·벤처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코넥스 기업에도 상장 후 3년간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하는 등 추가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도 시장 규모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와디즈 관계자는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해외 판로 확대와 네트워킹 확대 측면에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침에 맞춰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기존 크라우드펀딩 업무 역시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