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집단 삭발…"패스트트랙 무효"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일 집단 삭발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일 집단 삭발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여야 4당의 선거제·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개혁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집단 삭발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삭발식을 가졌다. 10분 정도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애국가를 합창했다.

윤영석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되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삭발에 동참했다”며 “민주당과 범여권 좌파 정당의 (패스트트랙) 시도는 그야말로 반민주·반자유·반법치 야합의 산물이며 의회 쿠데타”라고 강조했다.

이장우 의원은 “국민을 이길 수 있는 권력은 누구한테도 없다”며 “문재인 정권이 국민을 편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고자 삭발을 했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의를 좇겠다는 심정으로 오늘 삭발식에 섰다”며 “삭발식이 자그마한 불씨가 돼 문재인 정부의 좌파 독재를 막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일종 의원은 “머리를 깎을 수밖에 없는 처참한 이 현실이 안타깝다”며 “잘못된 법을 위반하면서 까지 (패스트트랙이) 자행된 것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어떤 형태로든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제일 먼저 삭발한 박대출 의원은 “작은 비폭력 저항의 표시인 물방울 6개가 모였다”라며 “작은 물방울이 강줄기를 이루고 큰 바다를 만들어 헌법을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들을 집어삼키기를 희망한다”고 소리쳤다.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말해야 할때 말하지 않고 행동해야 할 때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투쟁의 현장에 제 머리카락을 바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삭발식의 사회를 본 전희경 대변인은 “한국당의 삭발식은 폭주하는 거대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비폭력 저항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삭발식을 마친 후 “좌파독재 영구집권 선거법 날치기 원천무효”라며 “청와대 보위부 신설 공수처법 원천무효, 경제파탄 민생파탄 문재인 정권 심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는 김준교 전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삭발했다. 국회의원의 집단 삭발식은 2013년 11월 정부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반발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집단 삭발 이후 5년 반만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