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샌드박스 문턱 넘은 블록체인 기반 수익증권 거래...암호자산 제도화 물꼬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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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카페, 패스트푸드 등 '드라이브 스루' 매장과 공항 인근 주차장에서도 환전과 현금 인출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도 올해 안에 첫 선을 보인다. 그동안 뚜렷한 기준이 없던 블록체인 기반 수익증권 중개에도 모의테스트를 허용, 암호화 자산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를 열어 혁신 금융 서비스 9건을 지정했다. 지난달 1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19건 가운데 페이콕 1개사를 제외한 서비스 18건만이 금융위의 최종 문턱을 넘었다.

우리은행은 10월부터 드라이브스루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개시한다.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원화와 100만원 미만 외화를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은 제휴사 선정과 계약,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도 대거 금융위의 문턱을 넘었다. 코스콤은 11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기업 주주명부 및 거래활성화 플랫폼을 선보인다. 그동안 PC나 엑셀 등 수기 작업으로만 이뤄지던 주주명부 관리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한다. 사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뤄지던 불투명한 장외거래 관행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사코리아와 국민은행·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코람코자산신탁 등 부동산신탁업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블록체인으로 발행한 수익증권을 제도권에서 테스트하는, 사실상 첫 시도다.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회사와 발행한 공모 수익증권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방식으로 유통하는 서비스다. 신탁회사는 블록체인으로 발행한 수익증권을 투자자에게 교부하고, 투자자는 카사코리아의 다자간 매매 체결 방식으로 거래한다. 금융위는 플랫폼 개설을 위해 자본시장법 상의 거래소 허가 규정과 투자중개업 인가에도 예외를 두기로 했다.

다만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 전례가 없는 만큼 모의테스트 여부에 따라 실제 서비스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허용할 경우에도 부가 조건을 붙여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재상정한다. 사실상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자산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셈이다.

이밖에도 △데이터 기반 원스톱 대출 마켓플레이스(핀다) △대출 확정금리 간편 조회·신청 서비스(비바리퍼블리카) △중금리 맞춤대출 간단 비교 서비스(NHN페이코)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바일 대출다이어트 플랫폼(핀셋) △고객데이터 기반 자동차금융 플랫폼(핀테크)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 이용 인공지능(AI) 신용정보 서비스(더존비즈온) 등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페이콕 서비스는 우선심사 대상 가운데 유일하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NFC 등 유사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의 반발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페이콕은 혁신서비스 지정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고 추가 심사를 거쳐 처리할 예정”이라면서 “이달 중순에 두 회사를 묶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우선심사 대상 지정이 마무리된 만큼 나머지 일반심사 대상 86건에 대한 심사를 다음 달까지 처리할 방침이다. 동일·유사 사례 서비스는 묶어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한편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 쟁점이 적은 서비스부터 순차 처리하기로 했다. 또 다른 부처의 소관 법령에 해당해 유권해석이 필요한 경우 담당자와 바로 연결, 진행 경과 등을 사후 관리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이 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2차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이 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2차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