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대중화]북극곰 멸종을 막자

물질이 가진 성질과 변화를 다루는 '화학'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다. 화학은 인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도 지구 환경 개선과 첨단 기술 고도화는 물론이고 인간의 수명연장 연구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원동력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 해결 및 국민 삶의 향상을 위한 연구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이 이를 위해 진행해 온 연구내용과 성과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개선하는 기술 개발이 화학분야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온실가스 증가로 각종 기상이변이 나타나면서 각국 연구계가 이를 막을 수 있는 화학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 뱅크
게티이미지 뱅크

1990년대 구체화 된 '녹색화학'이 이를 대표한다. 환경을 저해하던 기존 화학기술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다. 기존 화학기술은 관련 물질이나 제품을 생산·사용·폐기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덜 내보내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녹색화학이다.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는 '탄소자원화' 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 주원인인 온실가스를 화학소재나 연료와 같은 유용자원으로 탈바꿈하는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과학기술 선진화를 위한 'G7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관련 과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연구계 산·학·연이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화학연은 1988년부터 이미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1992년에는 G7 프로젝트 '환경공학기술 개발' 연구에 참여하면서 연구를 구체화 했다.

갖가지 대표성과도 창출했다. 예를 들어 전기원 박사팀은 CO₂를 청정 대체연료이자 플라스틱이나 고무 원료로 쓰이는 메탄올로 변환하는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공정에 투입된 거의 모든 CO₂를 자원화 한다. 지난 2015년에는 현대오일뱅크와 메탄올을 하루에 10톤 분량 생산하는 실증 플랜트를 지어 활용했다.

신지훈 화학연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이 이산화탄소로 탄성체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신지훈 화학연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이 이산화탄소로 탄성체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최근 광합성을 모사해 CO₂로부터 공업원료인 포름산을 만드는 기술도 화학연에서 나왔다.

현재도 산하 탄소자원화연구소를 주축으로 각종 탄소자원화 연구를 고도화하고 있다. 신지훈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은 CO₂로 폴리우레탄 탄성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CO₂ 유래 카보네이트와 아민으로 탄성체를 구현하는데, 이 경우 기존과 달리 독극물인 포스겐을 사용할 필요도 없어 꼭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정부 중점 추진 사항인 수소경제 구현에 대비한 탄소자원화 연구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주로 활용하는 수소 생산 공정은 수소를 많이 생산할수록 CO₂ 발생량도 늘어난다. 이에 대응하는 저감 기술이 없다면 부작용이 순작용보다 커질 수 있다. 김형주 CO₂에너지벡터연구그룹 박사가 바이오디젤 생산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이용해 CO₂ 발생 없이 수소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형주 화학연 CO에너지벡터연구그룹 박사
김형주 화학연 CO에너지벡터연구그룹 박사

황영규 화학연 탄소자원화연구소장은 “탄소자원화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주요 기술이지만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 영역”이라며 “부생가스 처리, 유용자원화, 수소경제 대응 등 많은 부분에서 발전 여지가 있어 연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글 싣는 순서]

1. 북극곰 멸종을 막자

2. 화학기술로 미세먼지 줄인다

3. 화학기술, 4차 산업혁명 이끈다

4. 화학기술로 100세까지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