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맑음', 제습기 '흐림'…날씨 전망 따른 가전 기상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례없는 폭염으로 최근 2년간 호황을 맞았던 에어컨 시장이 올해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에어컨 제조사는 일찌감치 라인을 풀가동하며 수요 대응에 나섰다. 반면 장마가 짧아지면서 수요가 감소한 제습기 시장은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전제조사와 유통가는 올해 에어컨 판매가 예년보다 빨라지고, 전체 판매량은 최근 2년과 비슷한 250만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2년간 폭염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기청정 기능 강화 등으로 에어컨이 여름철 계절 가전에서 사계절 가전으로 거듭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주요 제조사도 연초부터 신제품을 출시하고, 2~3월부터 생산라인 풀가동에 들어가는 등 수요 대응에 나섰다.

5월 이후 판매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날씨 전망은 올해 에어컨 시장 호황 기대에 힘을 실어준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5~7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이 기간 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년간 엄청난 폭염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평년 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올해도 폭염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올해 제습기 시장 판매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제습기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올해 전반적으로 5~7월 중 고온 건조한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강수량도 예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점쳐졌다. 최근에는 장마도 마른 장마가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날씨가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예년보다 더 활발하다”면서 “제습기는 장마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겠지만, 에어컨에 제습 기능이 강화되고 건조기 판매가 증가하는 등 대체 가전이 늘면서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여름철 '기상 정보'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계절가전'으로 꼽히는 에어컨과 제습기, 공기청정기 판매 실적에 따라 연간 경영성과가 결정돼 왔기 때문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