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정부·기업·학계 한목소리 외친 기업가정신 교육 "기업가정신은 나누는 것"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이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가, 정책입안자, 교육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모범적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열리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이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가, 정책입안자, 교육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모범적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열리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한목소리로 기업가정신 교육의 중요성과 확산 필요성에 공감했다.

서울 쉐라톤 팔래스호텔 로얄볼룸에서 3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이 열렸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사장 황철주)과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이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기업가정신연구소의 개소를 기념하고, 한국형 기업가정신에 대한 논의와 확산을 위해 열렸다.

기업가정신연구소(소장 이춘우)는 한국형 기업가정신을 체계적으로 연구·정립해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청년에게 희망을, 다시 기업가정신을 말하다

주요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및 생존전략으로 기업가정신 활성화와 확산을 강조해왔다. 미국은 2011년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가정신 교육의 중요성을 선언하고, MIT와 스탠포드 등 400여개 대학에서 기업가정신을 정규교과목으로 편성했다. 카우프만재단 등 민간 차원에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한국도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가정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가와 기업가정신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찾아 보다 종합적이고 폭 넓은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포럼은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이 모범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과 새롭게 성공이 정의되는 시대에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혜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고 밝혔다.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축사에서 상생과 공존의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를 혁신시킬 수 있는 기업가정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1995년 미국 특파원 시절 실리콘밸리 취재를 하면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 미국의 기업가를 만나 인터뷰하면서 기업가정신을 생각해보게 됐다. 당시 기업가에게 기업을 하는 이유를 물으면, 돈을 많이 벌어 95%는 사회에 환원하고, 나머지 5%는 내가 가지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공통적으로 답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기업가들은 꿈을 꾸는 청년이었던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은행이 믿어주고 신뢰해서 돈을 대출해줘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면서 “대출받은 돈은 개인의 돈이 아니라 사회가 키워주고 신뢰해줘서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고 95%를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한국 사회는 청년의 아이디어를 신뢰해주고 지원해주지 못했는데, 작년에야 공공기관에서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신뢰사회'로 가는 싹이 트였다면서 말했다.

◇상생과 공존의 시대, “기업가정신은 주고받는 것”

박 장관은 슘페터와 피터 드리커의 말을 인용하면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 개발을 기술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혁신자로 정의했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한 사회 모든 구성원이 발휘할 수 있는 자기 혁신의 기본이라고 정의했다.

박 장관은 “어려운 말같지만 매일매일 사회를 위해 혁신하는 사람이 기업가이며, 그런 기업가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면서 “1세대 창업가인 정주영, 이병철은 불가능은 가능을 만드는 불굴의 정신을 기업가정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상생과 공존의 시대를 맞아 사회를 혁신시키고 나누는 기업가정신의 의미를 되새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장관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란 말에 어원에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란 뜻이 담겨있다면서 “기업가정신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선진국에서 기업가정신 교육 의무화가 이뤄진 점을 언급했다. 유럽은 2006년 '오슬라 아젠다'를 통해 기업가정신교육 의무화를 선언했다.

박 장관은 “재단은 기업가정신 교육이 사회적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주고, 기업가정신연구소도 활발하게 움직이길 바란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도 새로운 리더가 나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이사장은 박 장관의 '주고 받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공감했다.

그는 “혁신은 속도에 절대적으로 좌우하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면서 “리스크를 책임지고 극복하는 사람, 혁신과 신뢰를 융합하는 사람이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융합과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회를 찾아 가치창출하는 것이 기업가정신

황 이사장은 벤처기업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성장시대의 기업가정신을 말했다.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한 이후 줄곧 세계 1등 회사를 목표로 시장을 개척해왔다.

황 이사장은 첨단기술분야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써나가며 '시간이 지날수록 혁신은 사라지지만, 신뢰는 커진다. 소비자는 혁신과 신뢰가 같이 있는 것을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에는 열심히 하면 성장하고 1등과 꼴찌가 공존할 수 있는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혁신을 추구하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기득권, 고정관념과 싸움을 통해 혁신이 탄생하는데, 혁신은 곧 성공이 아니다. 성공은 신뢰와 합쳐질 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포럼에서 혁신성장 시대의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3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포럼에서 혁신성장 시대의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황 이사장은 혁신과 신뢰가 만나야 성공을 할 수 있다면서 융합과 협력, 인수합병(M&A)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학계는 이러한 황 이사장의 경험적 이론을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 뒷받침했다.

배종태 KAIST 교수는 “기업가는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로 활용한다”면서 “이윤을 창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가의 꿈을 실현하는 집이자 사회적 공동체, 문제해결 도구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가치창출 행위가 기업가정신이라고 정리했다.

배 교수는 “기업가정신은 사업가가 아니며, 기회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서 “사람, 사업, 사회의 균형에서 새로운 시대의 한국형 기업가정신을 찾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중소벤처기업가, 기업가정신 관련 연구자, 정책입안자, 교육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해 '대한민국의 모범적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