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제도 만든다..美 이어 두번째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정부가 미래의학 기대주로 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미생물 유전정보) 산업 육성을 위해 가이드라인 등 법률 재·개정에 착수했다. 세계 시장 선점을 목표로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산업계의 숙원인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말까지 미생물 기반 의약품 인허가 제도 마련을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이르면 연말에 인허가 가이드라인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생물 기반 의약품 인허가 제도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가 대상이다. 치료제 인허가를 위한 개발, 제조 등 전 영역에 필요 요건을 제시하는 게 목적이다. 임상시험 승인 및 품목허가·심사를 위한 제출자료 종류와 요건,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자료 요건 등이 담긴다. 2016년 미국이 유일하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관련 법률의 제·개정도 검토한다. 미생물기반의약품 안전관리·산업지원을 위한 연차별 정책 로드맵을 만든다. 여기에는 미생물 기반 의약품 명칭·제제 정의를 신설하고, 약사법에 따른 안전관리 체계를 명시한다. 기존 법령과 비교해 중복되는 행정규칙·지침 등을 개선하고, 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내용도 담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피부, 구강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분석해 진단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영역이다. 비만·당뇨·아토피뿐만 아니라 치매, 각종 암까지 진단이나 치료에 효과를 입증한 논문이 제시되면서 미래 의학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제도 마련은 바이오 분야 기대주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의 상업화를 촉진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놈앤컴퍼니·천랩·MD헬스케어·비피도 등이 신약과 진단,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기초연구를 넘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지만 인허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미시 전략 수립이 어려웠다. 임상시험 단계부터 허가에 초점을 둔 맞춤형 설계를 실현하도록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미국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시험 신청은 시장 전략도 있지만 국내에는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임상 단계에 진입한 기업의 상업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제도 마련의 첫걸음은 뗐지만 속도와 내용이 중요하다. 미국은 2016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LBPs) 제조·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국 기업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에 매진, 현재 임상3상 승인까지 받았다. 조만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출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본·호주·유럽 등 다른 국가도 관련 가이드라인, 법령 제정에 집중한다. 우리나라도 선제적으로 제도를 마련, 기업 제품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기존 의약품과 달리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만큼 제도에 특수성도 반영해야 한다.

황혜진 천랩 이사는 “식약처가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결과물을 내놓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미생물을 이용하기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만큼 유효성 검증에 초점을 맞추고, 안전성은 기존 의약품과 비교해 장벽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