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전국 31개 산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서식”

국립산림과학원 “전국 31개 산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서식”

전국 31개 산지 1만2094ha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국 고산지역 멸종위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눈측백, 눈향나무, 눈잣나무, 주목 등 7종의 침엽수는 지리산 5198ha에 가장 넓은 면적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한라산 1956ha, 설악산 1632ha, 오대산 969ha 등에 대규모로 분포해 있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 국내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등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구상나무가 6939ha에 약 265만본이 분포해있다.

또 분비나무 3690ha, 가문비나무 418ha에 각각 98만본, 3만본이 서식하고 있으며 나머지 눈측백, 눈향나무, 눈잣나무 등은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 발견됐다.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주요 분포 범위는 해발고도 1200∼1600m였으며, 수분조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북쪽 계열 사면에 주로 분포했다.

전국 구상나무림의 33%, 분비나무림 28%, 가문비나무림 25% 가량은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기온상승률이 높고 위도가 낮은 곳에서 쇠퇴도가 높았다.

고산 침엽수 고사에는 지역 특성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겨울·봄철 기온 상승과 가뭄, 여름철 폭염, 적설량 감소 등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생리적 스트레스가 최근 상록침엽수의 대규모 고사와 쇠퇴의 주요 원인이다.

구상나무 63%, 분비나무 64%, 가문비나무 94%가 서 있는 상태로 고사했는데 이는 생리적 스트레스나 경쟁으로 인한 피해 때문이다.

한라산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온도상승률이 가장 높은 동시에 고산지역의 극한 기상특성도 크게 작용해 쓰러져 죽은 고사목이 많이 발견됐으며, 전체적인 쇠퇴도 39%로 전국 주요 지역 중에서 가장 높았다.

임종환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생태연구과장은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을 위해 조사와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고 유관 기관과 협력해 종위기 침엽수종의 보전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