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성장 동력 벌써 떨어졌나

[사설]혁신성장 동력 벌써 떨어졌나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신문과 벤처기업협회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벤처기업인 4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혁신 성장에 대해 37.7%가 잘못한다고 응답했다. 1년 전의 23.5%에서 약 14%포인트(P) 높아졌다.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28.2%에 그쳤다. 34.1%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벤처기업인 10명 가운데 4명이 혁신 성장이 연착륙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대응 질문에도 응답자의 32.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매우 부정'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3대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혁신 성장까지 겉돌고 있다. 두 분야 모두 대한민국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벤처와 스타트업은 혁신 성장을 위한 주역이다. 정부가 혁신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창업벤처 육성, 제조업 르네상스, 금융 혁신 등은 모두 벤처 및 스타트업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었지만 정작 당사자가 체감하지 못한다면 실속 없이 진행됐거나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수치가 떨어졌다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 말뿐인 혁신 성장이라는 안팎의 평가가 그대로 설문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설문이 벤처와 스타트업 쪽으로 한정했지만 예상하건대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넓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현장과 정책이 겉도는 것밖에는 볼 수 없다. 혁신 성장을 위해 정부는 발 벗고 뛰었다고 강변하겠지만 정작 산업계와 시장에서는 전혀 정책 효과가 없었음을 말해 준다. 정부는 심각함을 인지하고 원점에서 혁신성장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규제 개혁에서 신기술 지원, 고용 정책, 대·중소기업 상생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