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 전환 시대 살아남기

기업을 넘어 정부까지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모든 업무와 비즈니스에 디지털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기술만 도입하는 게 아니라 기업 내 문화와 운영, 가치 등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다. 새 시장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기업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IT 기업 역시 기존 체제를 버리고 문화를 바꾼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와 상용 SW 기업이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레드햇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서 협력한다. 고객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한다.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 제품 간 호환성 확보를 위한 협업이 안 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모든 IT 기업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서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협력한다.

MS가 한때 경쟁하던 VM웨어나 레드햇과 협업하는 건 하이브리드(프라이빗+퍼블릭), 멀리 클라우드 등 여러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개 기업이 고객이 원하는 모든 SW를 제공할 수 없다. 기업의 체질을 바꿔야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IT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반문한다. 여전히 국내 기업의 협업은 부족한 수준이다. 자사 제품만 파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협업에 기초가 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도 공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품 간 연동을 원하는 기업에 비용을 달라고 요구한다.
API를 열고 제품 간 연동을 원활히 해야 할 시점에 문을 잠그고 고립을 자초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고립된 제품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기업은 고립된 기술에 종속되길 꺼려 한다. 지난날의 기술을 유지하면 비즈니스 전체가 원활하게 움직여 주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시장에 글로벌 IT 기업의 공세가 거세다. 고립된 형태로 계속 남아 있다간 기존 시장마저 잠식당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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