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향하는 K-바이오, 美-中 무역전쟁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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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셀트리온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이 대거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중 간 무역분쟁 여파에 촉각을 기울인다. 바이오를 포함 전 산업군에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기회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중국 바이오 기업 역량이 급속도로 성장한데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치고 들어오면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메디톡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은 올해 중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 합작법인이나 파트너십 체결 등에 나선다.

세계 2위 바이오 시장 공략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기업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셀트리온은 늦어도 내달까지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합작법인으로 대표 제품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중국 내 임상, 인허가를 추진한다. 외부 투자 유치로 중국 내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설비 구축 계획도 수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지 파트너십 체결로 중국 진출을 시작했다. 1월 중국 바이오제약 기업 3S바이오, 2월에는 현지 벤처펀드 운용사인 C-브릿지캐피탈과 주요 바이오시밀러, 임상, 인허가, 상업화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중국 진출도 가시화된다. 중국 의료미용 시장은 연평균 25%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2월 중국에서 시판허가 신청을 완료, 연내 출시가 예상된다. 휴젤은 지난달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 시판허가 신청을 완료했고, 대웅제약 역시 하반기 보톡스 '나보타'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 제약 시장 성장률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 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성장률은 두 배 이상 높다. 시장성과 성장 잠재력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불확실성도 많다. 최근 미국과 무역 분쟁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중국 역시 반격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분쟁 여파에 국내 바이오기업도 영향을 받지 않을지 주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 진출을 시작한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에 직접적 영향은 적지만 긍정적, 부정적 요소가 상존할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이 미국과 긴장관계가 지속될 경우 대체제로 한국 바이오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미·중 긴장 관계가 지속되면 중국 정부가 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바이오 분야에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지리적 접근성과 우리나라 기술력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에 기회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 기업의 전략적 접근 없이는 신흥 아시아 국가에 이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 혁신, 투자 등을 확대해 역량 확보가 절실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 정부는 바이오굴기를 내세워 자국 기업을 육성하면서 면역관문억제제 등 일부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태국, 말레이시아 등 신흥 아시아국가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중국이 우리나라 기업을 찾을 이유가 갈수록 적어지는데,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접근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중국시장 진출 계획 현황>

대륙 향하는 K-바이오, 美-中 무역전쟁 촉각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