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4개 은행연합, 모바일 직불 결제 플랫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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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4개 시중은행이 연합해서 '통합 모바일 직불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르면 3분기 안에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시중은행의 모바일 직불결제가 가능해진다. 거래 규모가 100조원에 이르는 체크카드와의 한판 격돌이 예고됐다.

KB, 신한, 우리, 하나 등 14개 시중은행이 금융결제원과 함께 공용 앱 개발을 완료하고 비공개 테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범은행권 주도의 모바일 직불결제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는 것이다. 결제 시장은 체크카드와 간편 결제가 주도하고 있다. 간편 결제를 포함한 모든 방식의 결제 80% 이상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이뤄진다. 제로페이 등 계좌 기반의 은행 직불 결제 시장이 열렸지만 소비자 사용은 미미한 편이다. 이에 따라 민간 시중은행이 뭉쳐 자체 모바일 기반의 '슈퍼 앱'을 만든다. 신용카드사와의 한판 결전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금결원이 전담 기관으로 참여했다. 금결원 관계자는 “14개 시중은행이 모바일 직불카드 공동 앱을 구축, 사용하는데 합의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중에 공용 앱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 가맹점도 확보했다. 기존 현금카드 가맹점에서 공용 직불결제 플랫폼을 연동할 계획이다. 가맹점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 기존 QR코드·바코드 리더기로 앱 내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다.

체크카드는 카드사의 결제망을 이용하고, 직불카드는 은행 공동망을 활용한다. 두 카드 모두 은행계좌에서 결제 금액이 인출되는 건 같지만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는 직불카드가 저렴하다. 체크카드의 일반 가맹점 수수료는 1.5% 수준이지만 현금 집적회로(IC)카드는 법인 사업자 기준 1.0%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용 앱이 상용화되면 가맹점 확충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지불결제 시장에서 공용 플랫폼을 만드는 건 이례적이다. 과거 국내 은행은 직불카드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가맹점 부족과 여신 기능 미탑재라는 한계로 체크카드 시장에 밀려 결제 서비스 부문 사업에서 개점휴업 상태였다. 최근 모바일 간편 결제 이용이 늘고, 정부가 신용카드 대신 계좌 기반의 직불카드 사용을 밀고 있어 은행이 연합전선을 펼치는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스마트폰 기반 결제가 증가하면서 은행도 통합 규격의 모바일 직불카드 시스템을 마련해서 핀테크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의 실물 직불카드 결제 비율은 체크카드와 비교되지 않는다.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 실적(전업 카드사 합산 기준)은 98조7650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은행 실물 직불카드는 409억원 수준이다.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직불카드 플랫폼으로 약 100조원 규모 시장의 체크카드 결제를 은행 직불 시장으로 유입하겠다는 게 목표다. 간편 결제와 연동된 카드 사용도 모두 은행 직불 시스템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수립했다.

한국은행의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간편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연간 45조9900억원으로 성장했다. 간편 결제로 하루 평균 1260억원이 결제된 셈이다. 이용 금액으로는 전년 대비 86.2%나 확대됐다. 간편 결제 수단은 95% 이상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장악한 상태다. 직불카드 비율은 채 5%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 공용 앱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에 들어갔다”면서 “상용화 시기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표] 체크카드 vs 직불카드 비교(자료-자체 취합)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