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개국 24년 만에 취급액 20조원 넘는다...TV 밖에서 더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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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계가 개국 24주년인 올해 역대 최대 취급 규모 20조원을 넘어선다. 전체 시장이 성장했음에도 TV방송 취급액 비중은 홈쇼핑 출범 이후 처음 50% 아래로 내려갈 것이 예상된다. 올해는 홈쇼핑이 TV 이외 판매 채널에서 더 많은 실적을 올리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사업자의 총 취급액은 19조6375억원이었다. 전년의 18조9686억원 대비 3.5% 상승했다. 비슷한 성장률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20조원 돌파는 유력하다.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지 8년 만에 시장 규모가 2배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취급액은 10조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취급액 대비 51.2%를 차지했다. 2017년 52.5%와 비교하면 1.3%포인트(P) 감소했다. 2015년 55.9%에서 매년 1~2%P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는 사상 처음 50% 아래로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TV에서 태동한 홈쇼핑이 TV보다 모바일, PC웹, 카탈로그 등 외부 채널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된다는 의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방송 취급액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등으로 방송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TV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쇼핑도 홈쇼핑 방송의 경쟁력 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소비자가 방송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홈쇼핑 사업자도 최근 모바일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S홈쇼핑이 지난해 모바일 취급액 2조80억원을 기록, TV 방송(1조8498억원)을 넘어서면서 모바일이 제1 판매 채널로 떠올랐다. '모바일 퍼스트'를 앞세운 홈앤쇼핑은 80%를 넘나드는 모바일 주문 비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 평균 1조원 증가하는 전체 취급 규모에 비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영업이익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홈쇼핑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62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7048억원에서 유료방송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와 모바일 및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 자금이 급증, 이익은 오히려 낮아졌다. 홈쇼핑 사업자가 판매자에게 높은 판매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평균 이익률이 높지 못한 중요 원인으로 꼽힌다.

TV홈쇼핑업계는 올해 모바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분석, 보이스 커머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과 '가격 대비 만족도'(가심비)를 극대화한 자체 브랜드 판매에도 속도를 낸다. e커머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 업체가 모바일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상품·서비스·콘텐츠 차별화에 공을 들인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쇼핑이 온·오프라인 유통 환경에 변혁을 몰고 오면서 TV홈쇼핑 시장도 변곡점에 들어섰다”면서 “TV로 시작한 홈쇼핑이 모바일과 결합한 종합 쇼핑 채널로 탈바꿈, 업종 간 경계 없는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연도 별 TV홈쇼핑 업계 취급액 추이(단위 억원)

홈쇼핑 개국 24년 만에 취급액 20조원 넘는다...TV 밖에서 더 판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