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전기차 경쟁 과열...사전계약금 '0원' 등장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 사전계약금 '0원'짜리가 등장했다. 자동차 구매 사전계약금은 보통 10만원이 일반적이지만, 국가 보조금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이 과열되면서다. 더욱이 이들 일부 업체는 아직까지 국가 보조금 자격을 얻지 못한 상태여서 자칫하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초소형 전기차 업체가 최근 '0원'의 사전 구매 계약을 실시했다. 올해 정부가 국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초소형 전기차 물량은 제주지역 1000대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000~4000대에 달한다.

르노삼성 등의 3곳 업체는 10만원에, 일부 업체는 이달부터 0원에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경쟁 과열...사전계약금 '0원' 등장

국내 초소형 전기차 출고가격은 1300만원에서 2200만원 수준으로 환경부 보조금(42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0~700만원)을 합치면 적게는 420만원, 많게는 1120만원을 지원받는다.

다만 지자체별로 보조금 지원 물량이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초반부터 사전계약금 무료정책 등 한정된 보조금을 선점하기위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초소형 전기차 고객 확보를 위해 무료 사전계약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2000명 가량이 계약됐고, 각종 국가 인증은 3분기 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국가 보조금 자격을 획득하기 전부터 실시하는 '무료 사전계약' 프로모션은 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전계약금 무료는 회사의 판매전략이지만, 국가 보조금에 대한 자격 획득 전 차량이라 자칫하면 고객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체 한 대표는 “사전 계약금 0원은 해당 기업의 영업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아직 국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차량이다”며 “만일 연내 보조금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경쟁사 입장에선 잠재수요를 잃는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피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초소형 전기차 국가 보조금 자격을 획득한 차량은 트위지(르노삼성), 'D2(쎄미시스코)', '다니고(대창모터스)' 3개 모델이다. 국가 보조금 자격은 환경부 환경인증과 국토부 안전인증을 포함해 주행성능 등의 국가 보조금 자격 평가를 추가로 통과해야 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