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겨냥 관세 품목에 휴대폰·노트북 포함…국내 후방산업 타격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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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3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 목록에 휴대폰과 노트북, 태블릿 컴퓨터 등을 포함시켰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소재부품 업체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3000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대상에 휴대폰·노트북·태블릿 컴퓨터 등을 새로 포함했다고 밝혔다. 희토류·제약품·약품 원료 등은 제외했다.

USTR가 이번에 발표한 3805개 품목에는 중국산 의류, 신발, 제설기, 연필깎기 등 이전 관세 부과 때는 포함되지 않았던 소비재도 포함됐다. 특히 휴대폰과 노트북, 태블릿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제품이 새로 포함됐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7월 미국이 관세율을 인상한 후 관세대상 품목에 속한 제품을 다루는 업체 등 관세 제외 요청에 대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IT 제품 수출을 막으면서 우리나라도 간접 영향권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소재부품 업체가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소재부품 수출 총액 675억달러 중 중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192억달러 규모로 전체의 28.5%를 차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자 부품 산업이 강하고 중소기업도 연결돼 있다”며 “특히 IT 제품은 우리나라 전자산업과 영향이 크기 때문에 타격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 분쟁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USTR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다음달 17일 개최하고 이후 7일간 최종 면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작년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때 의견수렴기간 등을 71일간 부여했지만 이번엔 42일로 줄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지속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중국제조 2025'를 토대로 자국 기업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 교수는 “미·중 무역 분쟁은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패권 전쟁”이라며 “IT 관련된 기술 이슈가 많이 있고 이와 관련된 지식재산권 문제도 있기 때문에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