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소방서, 헬멧 자동세척기 예산 부족…소방관 열악한 위생환경에 노출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충북소방기술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8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추진단 제공
<충북소방기술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8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추진단 제공>

최근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직 전환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울산광역시 남부소방서가 소방진압용 헬멧 자동 세척기 조달에 앞장섰다. 하지만 더운 여름철을 앞둔 가운데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소방관의 헬멧 위생을 책임질 세척장비가 납품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광역시 남부소방서는 238명의 소방공무원 위생청결을 위해 나라장터에 화재 진압 또는 출동한 후 땀·이물질·세균·곰팡이 등에 오염된 소방진압용 헬멧을 자동 세척하는 장비 7대를 구매하기 위해 입찰공고를 내고 지난 13일 개찰을 마쳤다고 밝혔다. 전체 예산은 3700만원, 낙찰 추정가는 3400만원 내외로 대당 약 500만원 꼴이다.

남부소방서는 울산광역시에서 가장 번화한 남구 도심지역과 국가 공업화 전진 기지인 석유화학 단지를 관할하고 있다. 남부소방서 직원은 재난발생 시 축적된 위기 대응지식과 즉각 가동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남구 전 지역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방관이 화재시 출동할 때 착용하는 특수방화복 무게는 상·하의, 헬멧, 산소통 등을 합쳤을 때 무려 30kg이 넘는다. 특히, 더운 여름철 폭염이 심할 경우 소방관들은 땀에 흥건하게 젖은 헬멧을 미처 말릴 틈도 없이 다시 착용하고 출동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공중화장실 오염수치가 600~900 RLU 인데 소방진압용 헬멧 오염수치는 800~3000 RLU로 측정, 소방관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재산의 소방헬멧 자동세척기.
<재산의 소방헬멧 자동세척기.>

울산시 남부소방서는 이러한 소방직 공무원의 업무 환경개선을 위해 헬멧 자동세척기를 올해 구매하기로 했다. 대다수 지자체 소방직 공무원들은 현재 소방진압용 헬멧을 바꿔가며 착용한다. 비위생적인 소방용 헬멧을 세척·건조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서다.

문제는 울산시 남부소방서가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한 소방 진압용 헬멧 규격과 성능을 갖춘 헬멧 자동세척기 7대를 약 3400만원 예산으로 구매하기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소방진압용 헬멧 조달 규격서는 헬멧 내부와 내피(충격흡수제)를 동시에 세척하고 급수·세척·헹굼·탈수 등 세척과정이 연속적으로 작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울산시 남부소방서가 제시한 조달 규격의 헬멧 자동세척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3인용 헬멧 기준으로 1대당 2000만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울산시 남부소방서는 입찰 자격을 갖춘 6개 기업 중 한 곳과 조만간 계약을 체결, 60일 내 헬멧 자동세척기를 납품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울산 소재 6개 업체들은 500만원대 헬멧 자동세척기를 시장에서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헬멧 자동세척기 전문기업 재산 관계자는 “울산시 남부소방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소방서들도 예산이 부족한 탓에 헬멧 자동세척기를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면서 “장비 구매 예산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시 남부소방서 관계자는 “지난해 헬멧 자동세척기 시장조사를 통해 예산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조달 규격을 확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낙찰 하한선 미달 업체를 제외한 6개 업체 중 한 곳과 계약을 체결한다”고 설명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