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로 재점화된 탈원전 논란...야당 '총공세'

한국전력 1분기 영업적자가 발표되면서 야당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 중심으로 정부 탈원전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른 정치 이슈에 밀려 한동안 잠잠했던 탈원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5일 오전 '민생투어 대장정'의 9일째 일정으로 대전 유성구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탈원전 등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대안 에너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실한 에너지원을 파기하는 건 안 된다”며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집을 옮길 때도 이사 갈 집을 마련하고, 살고 있던 집을 파는 것이 원칙”이라며 “우리는 기름 한 방울도, 가스도 나지 않아 남아 있는 에너지는 원전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 강대국이 우리 원유의 수입선을 차단해버리면 원전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을 숙고하지 않는 탈원전 정책은 심각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인력과 기술력이 붕괴되고 연구하는 학생도 사라져 간다”고 지적했다. 원전 산업 생태계가 황폐화하면 핵융합발전연구도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재앙적 탈원전 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시민단체 등과 '붕괴되는 대한민국, 이대로 좋은가?: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정책진단 대국민토론회'를 열었다.

최연혜, 강석호, 이채익, 최교일 의원 등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의 차세대 원전인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안전성 인증을 받은 기념으로 축하행사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에선 탈원전을 추진하고 해외에선 원전비즈니스를 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탈원전 등 정부에너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탈원전 공론화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정부와 청와대를 우회 비판했다. 공론화를 거쳐 탈원전을 선택한 벨기에 사례를 들었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브 르테름 전 벨기에 총리를 초청해 '에너지 정책의 민주적 결정 과정에 대한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르테름 전 총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관련해 국가는 국민에게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숫자와 통계,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후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토론과 정치적 합의를 거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 가능한 에너지 증진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이지만 원자력 등 비화석 에너지원으로 보완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청와대 앞에서 탈원전 철회,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등을 촉구했다. 탈원전반대범국민서명운동본부와 원자력정책연대 회원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형 원전 APR1400'이 미국 NRC 설계인증을 받은 것에 대해 축하 퍼포먼스를 벌였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도 촉구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