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헬스케어·전기차·빅데이터 '유니콘기업'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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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시장에는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관련 분야 '유니콘' 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인 설립 10년 이하의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산업진출과 M&A, 기업공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상위 10개 산업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 △수요산업 4개에 불과했다. 반면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등 산업에는 한국 유니콘 기업이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헬스케어 산업의 DTC(비의료기관과 환자간 직접 검사) 검진 항목은 '이것만 되고 다른 것들은 안 된다'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빅데이터 산업은 비식별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간주하고 상업적 활용을 금지하는 규제로 인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진출하지 못한 6개 산업 분야에 진출한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 총액(1426억불)은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 총액(259억불)의 5.5배에 이른다.

한국 유니콘 기업은 2019년 5월 현재 총 여덟 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 방법을 통해 회수전략을 실행한 기업은 2014년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 뿐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134개의 유니콘 기업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 했고 중국에서는 30개 기업이 회수전략을 실행했다. 한편 2009년부터 현재(`19.5월)까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204개사가 투자회수 전략을 실행했으며 그 방법으로는 기업공개(60%), 인수합병(36%) 순이다.

한국 유니콘 기업 주요 투자사 중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단 네 곳에 불과하다. 한국 벤처기업은 외국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어적·지리적 제한으로 인해 투자 결정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외국 투자자들 중에는 세퀴오아 캐피탈, 힐하우스 캐피탈 등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도 있으나 텐센트와 같은 IT 기업들도 유니콘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 회사인 텐센트 모빌리티를 통해 25개 글로벌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세계 1위 벤처캐피털인 세퀴오아 캐피탈(24개)보다 많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단기간 내 사업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유니콘 기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한국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시키기 위해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는 규제만 완화하면 산업 발전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이고, 벤처기업의 민간 투자자를 다양화하고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주회사의 CVC 허용, 벤처기업의 대기업 집단 편입기간 연장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헬스케어·전기차·빅데이터 '유니콘기업'이 없는 이유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