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고전 AI로 번역한다...천문연, 내년 공개

한자로 쓰여진 고전을 인공지능(AI)이 한글로 번역해 주는 시대가 열린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형목)이 한국고전번역원(원장 신승운)과 함께 전문가 수준의 AI 번역기를 개발, 내년에 일반에 공개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고문헌 자동번역 확산 서비스 구축 사업 일환으로 천문연의 천문 고전 지식에 한국고전번역원이 2년 동안 개발한 AI 번역 기술을 더해 천문고전 AI 자동 번역기를 개발, 내년에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AI를 활용한 고전 자동번역 서비스 개념도. 천문연과 한국고전번역원은 천문분야에 특화된 번역기를 개발해 내년에 공개한다.
AI를 활용한 고전 자동번역 서비스 개념도. 천문연과 한국고전번역원은 천문분야에 특화된 번역기를 개발해 내년에 공개한다.

두 기관은 지난해 11월 '과학·인문학 융합연구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준비해 왔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 사료와 제가역상집, 서운관지, 의기집설, 천동상위고 등 천문고문헌을 합해 총 24종의 자료에서 천문 분야 '코퍼스(말뭉치)' 50만건을 확보하고 말뭉치와 신경망 번역기술(NMT)로 번역기 학습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NMT는 원문과 번역문 사이 연관성 패턴을 찾아내 번역 모델을 생성하고, 관계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천문연 등은 10년 이상 고전을 번역해 온 전문가 수준으로 번역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12월까지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웹과 모바일 서비스로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상혁 천문연 고천문연구센터장은 “천문 분야 고문헌을 활용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일반 국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국민이 직접 천문 연구에 참여하는 국민 참여 과학과 오픈 사이언스 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