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연체율 치솟는데…여야 대치속 법안 처리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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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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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개인간(P2P) 대출 규모가 급증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P2P 법안은 국회에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19일 한국P2P금융협회(이하 P2P협회)에 따르면 P2P를 통한 누적 대출액은 올해 4월 말 기준 약 3조8500억원, 대출 잔액은 1조1200억원에 이른다.

덩치가 커진 만큼 부실 대출과 연체율도 높아졌다. P2P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 말 0.42%였던 연체율은 올해 4월 말 기준 8.5%까지 치솟았다.

세밀히 들여다보면 일부 업체 연체율은 심각한 상태다. 더좋은펀드 100%, 썬펀드 91%, 소딧 65.77%, 비욘드펀드 57.86%, 월드펀딩 56.1% 등 연체율이 심각하다. 투자자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 대출 잔액을 비교해 보면 투자자가 상환 받지 못는 잔액이 약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러한데 국회의 여야 대치 정국으로 정무위원회는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한 상임위 회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앞서 열린 4월 국회에서는 피우진 보훈처장이 손혜원 의원을 만나 부친이 독립유공자로 지정되는데 혜택을 줬다는 의혹이 일면서 정무위가 정쟁의 장이 됐다. P2P 대출 관련 법은 논의할 시간도 없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금융거래지표법, 보험업법 개정안 등에 밀리면서 언급되는 수준에 그쳤다.

국회에는 P2P 시장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5개 법안이 발의돼 있다. 가장 먼저 발의한 것은 2017년 7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후 박광온, 김수민, 이진복, 박선숙 의원 등이 비슷한 P2P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P2P업을 '온라인 대출중개' 등의 이름을 부여해 정보통신 플랫폼으로 정식 금융업으로 규정한다. P2P 금융업자의 파산, 횡령 등 위험으로부터 투자자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신설했다. 최소 자본금은 기존 3억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높인다. '원금보장' '확정수익' 등 대출 원리금이 보장된다고 오인할 소지가 있는 내용으로 광고하는 행위를 막고 벌칙을 신설했다. 투자자와 차입자간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도 해소하는 장치를 넣었다.

지금은 연체율이 치솟아도 P2P 업체를 관리감독할 법안이 없다. 업체가 사기를 저지르는 정황이 발견돼도 수사권이 없다. 제재를 가할 권한이 없는 상황이다. P2P 기업은 플랫폼과 법인으로 2개 법인을 운영하는데 정부에서는 대부업 법인을 통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감독한다. 제대로 된 감독이 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P2P 업체에 가이드라인을 내세우고 대부업자로 등록하게 만들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투자자가 P2P를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인식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병하 한국P2P금융협회 실장은 “P2P 투자로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손실에 대해서는 인지해서 분산투자 해야 한다”며 “사기 업체는 대부분 잡혀 들어갔고, 지금은 사기보다는 불가피한 사정에 의해서 폐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제화가 빨리 돼야 정부가 투명하게 관리감독 할 수 있고,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국회 법안 처리는 미지수다.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피우진 보훈처장 논란이 정리되지 않아 법안 논의 일정이 언제 잡힐지 알 수 없다”며 “여야 대치 정국이 풀리지 않는 한 5월에는 회의가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2P대출 연체율 치솟는데…여야 대치속 법안 처리 '하세월'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