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포드 '美 픽업' 하반기 출시…“렉스턴스포츠 독주 제동”

한국지엠,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가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픽업트럭을 줄줄이 출시한다. 지난해 4만대 규모인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5만대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산 픽업트럭은 '본토'라는 강점과 디자인, 주행성능을 강점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독주 중인 쌍용자동차 '렉스턴스포츠'는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강점으로 시장지배자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제공=한국지엠)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지엠 측은 가솔린 모델을 들여오기 위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때문에 국내 판매 시점은 9월로 점쳐진다.

콜로라도는 전장 5403㎜, 전폭 1886㎜, 전고 1785㎜, 휠베이스 3258㎜ 등의 크기를 갖추고 있다. 동급 최장인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1170리터에 달하는 대용량 화물적재 능력을 자랑한다.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은 3.6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최고출력은 312마력, 토크는 38.2㎏f.m이며,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3.2톤의 견인능력을 갖췄다. 전자식 '오토트랙 액티브 4×4 시스템'으로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콜로라도는 100년 넘게 픽업트럭을 만든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테일게이트가 부드럽게 열리는 이지 리프트 및 로워 테일게이트(EZ Lift & Lower Tailgate), 코너 스텝(Corner Steps) 및 미끄러움 방지 처리 된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Spray-on Bedliner), 카고 램프 등을 적용해 트럭 적재 공간의 편의성을 높였다.

포드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 (출처=포드)
포드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 (출처=포드)

포드코리아는 올 하반기 중형 픽업트럭 '레인저'를 도입할 계획이다. 2011년 단종 이후 지난해 7년 만에 부활한 레인저는 외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 모두 엣지, 익스플로러 등 SUV 라인업과 비슷하다. 이는 레인저 지향점이 오프로드보다 도심형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레인저는 전장 5354㎜, 전폭 1861전고 1795㎜, 휠베이스 3220㎜ 등의 크기를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2.0 신형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신형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10마력의 힘을 내고, 연료 효율성은 기존 3.2리터 디젤엔진 대비 9% 이상 개선됐다. 인테리어는 최신 포드의 디자인이 반영됐다. 또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갖췄다.

쌍용자동차 대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제공=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대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제공=쌍용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갖고 있는 쌍용차는 수입 픽업트럭 도전에도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미국산 픽업트럭 등장은 경쟁 구도를 형성해 픽업트럭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접근이다. 국내에서 흥행 성적이 자신감의 근거다. 올해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공간을 늘린 롱보디 모델(렉스턴 스포츠 칸)을 합해 4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한국지엠,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이 픽업트럭 국내 출시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4만2000여대를 기록했다. 판매 차종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단일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미국산 픽업트럭 국내 진출이 쉬워지면서 다양한 모델이 들어올 수 있게 됐다”면서 “렉스턴 스포츠만 있던 국내 시장에 미국산 픽업트럭이 들어와 시장이 커질 경우,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의 픽업트럭 출시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지엠·포드 '美 픽업' 하반기 출시…“렉스턴스포츠 독주 제동”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