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리디노미네이션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리디노미네이션(화폐 개혁) 가능성을 재차 부인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리디노미네이션 부작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 액면가를 낮추는 작업이다. 현재 1000분의 1로 줄이자는 의견이 많다. 1000원을 1원으로 조정하는 식이다.

최근 국회에서 여·야당이 공동으로 '리디노미네이션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관심이 모아지자 이 총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상황인데 국민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두고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차 문제 제기를 한 후 올 초 상임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공론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이주열 총재가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답변하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총금융자산, 국민순자산 등 금융시장에 '경'이란 단위까지 등장하자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달러 환율이 1000 이상을 넘어간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이 총재는 1200원을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 1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교역상대국 통화가치와 물가변화를 고려한 원화값이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1193.20)이 이달 들어서만 2.3% 상승한 탓이다.

이 총재는 “홍남기 부총리께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에 대해 발언을 하신 만큼 덧붙일 말은 없다”고 일축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