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유료방송 합산규제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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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유료방송 합산규제 '골든타임'

아무리 봐도 알 듯 모를 듯 모호하다. 국회가 유료방송 합산 규제를 재도입할지 일몰 이후 현재 상황을 유지할지 예측이 안 된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2015년 6월 3년 시한으로 도입됐다가 2018년 6월 일몰됐다. 일몰 후 11개월이 지났다.

국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일몰 후 1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합산 규제 방향성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유료방송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를 애써 외면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차일피일 시간만 허비하는 건 아닌가 하는 답답함도 느꼈다.

국회는 지난 4월 합산 규제 일몰 또는 재도입을 넘어 좀 더 큰 틀의 유료방송 규제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도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합산 규제에 관해서도 가부 간 결론을 내려는 의지로 해석했다.

국회 요구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시장 규제개선 방안'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제출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도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유료방송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는 물론 새로운 규제가 조만간 결론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개점휴업이라는 국회 상황도 그렇지만 여야가 정부의 개선 방안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여야가 과기정통부가 제출한 방안을 합의 아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합산 규제 재도입의 불확실성·불투명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합산 규제가 재도입되면 딜라이브 인수가 불가능한 KT는 불안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오늘이 불안하면 내일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KT에 제동이 걸리기를 바라는 경쟁사도 예측불허 상황 지속이 마냥 속 편한 건 아니다.

합산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와중에 유료방송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이 시작됐다. 유료방송 시장의 거대한 변화에 사업자는 전례 없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펼쳐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경쟁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건 국회 몫이다. 정부에 규제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는 것은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를 포함해 새로운 규칙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분명한 건 현재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일몰된 상태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해도 문제될 게 없다.

가능성이 있지는 않아 보이지는 않지만 KT가 당장 오늘 딜라이브 인수를 발표하면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 규제 재도입 논의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유료방송 규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골든타임'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유료방송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회가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는 합산 규제 재도입을 할지를 비롯해 확실한 규제 철학과 방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합산 규제를 재도입하든 현재 상태를 유지하든 확실하게 결론을 내려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할 시점이다. 칼로 무 자르듯 분명하게,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김원배 통신방송부 데스크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