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다단계 판매,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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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다단계 판매, 24년 만에 역사 속으로

휴대폰 다단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오는 24일부터 휴대폰 다단계 판매원에 대한 사전 승낙과 교육을 종료한다.

사전 승낙은 무선·유선, 다단계, 방문판매 등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심사를 통해 승인하는 제도다. 사전 승낙을 받지 않은 휴대폰의 다단계 판매 활동은 불법이다.

이 같은 KAIT의 조치는 이동통신 3사가 휴대폰 다단계 판매 채널을 종료함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이보다 앞서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다단계 판매 채널을 각각 정리했다. 이는 다단계 방식으로 휴대폰 가입자를 모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통사가 휴대폰 다단계 판매 채널을 정리하고, KAIT 사전 승낙 종료로 신규 사전 승낙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휴대폰 다단계는 정리 절차를 밟게 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용자 피해를 야기하는 등 사회 문제화 된 후 정부의 지속된 제재로 휴대폰 다단계 판매가 급감했다”면서 “이통 3사의 휴대폰 다단계 판매 채널이 종료됨에 따라 다단계 활동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알뜰폰 사업자가 운영하는 다단계 역시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유명무실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의 눈〉24년 만에 중단

1995년에 시작된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2014년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급증했다.

번호이동 수요가 축소되자 이통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휴대폰 다단계 판매를 늘렸다. 매월 2만명 안팎이 휴대폰 다단계 방식으로 가입했다.

당시 휴대폰 다단계 판매를 통한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40만명 이상을 모집했고, SK텔레콤과 KT 역시 각각 5만명 이상을 유치했다. 다단계 판매원은 30만명 이상 활동했다.

휴대폰 다단계는 수직적 연결 구조인 상하위 판매원 간 판매 수수료(수당)로 운영된다. 방문판매 일종으로,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법이 발생하고,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가입자 모집 과정에서 구형 단말을 고가에 판매하고, 불법 리베이트나 과다 수수료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5년 말 사전승낙제를 골자로 한 '다단계 판매 지침'을 제정, 시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휴대폰 다단계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2016년 정기국회에서도 이슈가 됐다. SK텔레콤과 KT는 휴대폰 다단계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초 휴대폰 다단계를 점차 축소, 2년 내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국회와 정부에 알렸다.

지난해 7월 공정위가 공개한 다단계 판매업체 현황에 따르면 봄코리아(옛 IFCI) 등 일부 다단계 전문 업체가 휴대폰 다단계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통사가 휴대폰 다단계 판매 채널을 모두 정리한 만큼 단말과 요금제, 서비스 등 이통사 지원을 받아야 하는 전문 업체의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