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 회장 "창업에서는 기술보다 소비자"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과 융합형 인재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과 융합형 인재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이준호 NHN 회장이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숭실대 벤처중소기업센터 벤처스튜디오에서 열린 창업 강연에서 이 회장은 “기술 창업자는 본인이 개발한 기술이 아주 훌륭하니까 누가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판매하는데 이렇게 시작하면 다 망한다”면서 “창업 전에 먼저 무엇을 얼마에 만들어서 누구에게 판매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숭실대 학생 대상으로 창업에 관해 강의,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서비스책임자(CAO)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치며 NHN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현재 NHN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올해 초 숭실대 석좌교수로 초빙됐다. 이 회장은 1997~2008년 숭실대 정보기술(IT)대학 컴퓨터학부 부교수로 재직했다.

이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학생에게 판매 가격 또한 소비자에게 물어 보고 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IT 창업과 음식점 창업이 별 차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식당 주인도 음식 가격을 손님에게 물어 보고 정해야 하는데 보통 안 되는 식당은 주인 마음대로 터무니없이 비싸게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창업 전에 시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일단 창업을 시작하면 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영업 직원을 만나면 30분 안에 형, 아우 관계를 만들 정도로 친화력이 있었다”면서 “기술 개발, 영업, 사업 지원은 전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협업이 중요하다”고 부각시켰다. 이 회장은 “기업이 좀 더 커지면 회사가 시킨다고 해서 직원들이 다 따르지도 않는다”면서 직원들이 뭐 하는지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이에게 비전을 줘야 한다”면서 '공통 비전'에 강조점을 두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핀테크가 유행한다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술과 돈이 필요하다”면서 “뭘 잘하고, 무엇이 강한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유행을 경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반짝 인기 있는 유행을 따르는 토끼보다 묵묵히 갈 길을 가는 거북이가 돼야 한다”며 '토끼와 거북이'의 색다른 비유를 들기도 했다.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과 융합형 인재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이준호 NHN 회장이 숭실대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과 융합형 인재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