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 '호프타임'...입장차 재확인, '대화 재개에 의미'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간 '호프타임'은 '시작'이라는 희망만을 남긴 채 종료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맥주집에서 '호프타임'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3당 원내대표 '호프타임'...입장차 재확인, '대화 재개에 의미'

오신환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날 호프타임의 사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꽃을 피워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첫번째 만남의 자리”라면서 “제가 맥주값을 내지만 정말 아깝지 않은 그런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농담부터 건넸다. 그는 “선배들과는 조금 다르게 새로운 정치문화와 정치예법으로 멋진 정치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마침 굉장히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만남에 고대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 문화가 너무 각박해진 것 같다. 결국은 그 각박함 속에서 소통이 부족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안타까운 국회 파행 사태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호프(HOF)'가 아닌 '호프(HOPE·희망)' 타임이 돼야 한다는 말을 언급하며 “그런 만남을 이어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꺼번에 모든 것을 풀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소통하지 않는 문화를 바꾸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희망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가 새로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서 그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저도 제안한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시간 가량 이어진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나 이렇다할 결과물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지만 6조7000억 규모 추가경정예산 심사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등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에 이은 논의 등에선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추경 심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된 만큼, 시급한 민생경제입법 처리를 위해 국회 복귀를 요청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사태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발 전면 취하와 재해에 한정한 추경 심사를 고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경위와 서로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면서도 “다음에 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된 부분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방법에서 차이가 많았다”고 밝혔다. 다만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다”며 추후 논의에 대한 길을 열어뒀다.

중재자 역할을 청했던 오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은 같이했으나 결정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소나 시간은 약속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조만간 다시 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