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삼성동 GBC 투자가치 높아...기업문화 스타트업처럼 변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글로벌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 그룹' 초청 단독 대담에서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투자에 배경으로 높은 개발가치를 꼽았다. GBC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을 자동차 산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과 지금 필요한 리더십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처럼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칼라일 그룹 이규성 공동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칼라일 그룹 이규성 공동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차그룹)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이규성 칼라일 그룹 공동대표와 대담을 가졌다. 이번 대담은 30분 간 영어로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GBC 투자 관련 질문에 대해 “삼성동 부지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은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분야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SPC를 설립해 관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 하고, 수익을 창출해 현대차그룹 핵심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과 조직문화 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정주영 명예회장님 리더십은 직원들을 독려하고 전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따르도록 하는 강력한 리더십이었다”면서 “앞으로 현대차그룹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고, 우리 문화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의 증대가 중요하다”면서 “또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칼라일 그룹 이규성 공동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칼라일 그룹 이규성 공동대표가 대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제공=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서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하고,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에 대한 선도 의지도 피력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 같은 교통 여건이 좋은 환경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량의 전장화는 고객 편의를 증대시켜 주겠지만 그와 함께 결함도 같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 같은 결함들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PC처럼 바로 재설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며 “현대차그룹이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고객'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며 “고객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현대차그룹 모든 직원들은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다채롭게 추진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구상의 일단을 내비쳤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