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해외투자 꿈 대신 이뤄주는 '황금손' 노란우산공제 펀드매니저를 만나다

염재현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펀드매니저
염재현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펀드매니저

“해외투자는 소상공인에게 꿈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염재현 펀드매니저는 23일 해외투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노란우산공제에서 60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를 담당하는 염재현 매니저는 최근 자신의 해외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염재현의 해외투자 이야기'를 출간했다.

염 매니저는 대학 졸업 후 하나은행에 입사하면서 금융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하이자산운용에서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주식운용팀장을 역임했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을 비롯해 해외투자에 관심이 많은 중소기업 직장인과 소상공인의 눈높이에서 책을 쓰려고 했다. 시중에 복잡한 투자방법을 설명하는 책은 많다. 그러나 해외기업을 바라보는 장기적 투자 안목을 키워주는 책은 적다. 그는 소상공인이 여유자금을 예·적금이 아닌 해외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은 먼 미래를 내다본 일이라고 생각했다.

염 매니저는 “소상공인이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가게를 하는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사주고 싶은 것을 미뤄서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서 “정말 큰 꿈이 담긴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서 장기투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올리려 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은 정치가 불안하고 금융 등 사회경제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분산·장기투자가 필요하다. 그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예로 들면서 “장기적으로 경기변동이 있더라도 다시 올라온다”면서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는 약 10조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이 중 6000억원을 해외펀드에 투자 운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는 약 10조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이 중 6000억원을 해외펀드에 투자 운용하고 있다.

이런 해외투자 철학은 과거 민간 운용사에서 해외펀드를 직접 운용하면서 쌓였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 해외펀드를 많이 판매하지만,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은 의외로 매우 적다”면서 당시 직접 운용펀드를 만들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염 매니저는 국내 금융기관의 실력도 충분히 좋다면서 “노란우산공제도 자산운용사에 해외펀드를 위탁운영하지만, 무조건 해외 유명회사와 협력해 일한다고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협력을 하더라도 자신만의 철학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해외기업에 투자라도 자신만의 분석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처로 글로벌 식음료 업종을 추천했다.

염 매니저는 “우리나라에선 식음료 브랜드기업의 시가총액이나 재계 순위가 IT·제조 대기업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글로벌 브랜드는 내가 잘 아는 기업인데다 세계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도 영향을 덜 받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