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하반기 'IMO 2020' 효과 본격화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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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용 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정유업계가 하반기부터 저유황유와 경유 수요가 본격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O는 선박용 연료유 황 함유량 규제 세부 사항 조율을 위한 74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를 지난주 런던에서 진행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IMO는 예정대로 2020년 1월 1일부터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전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한 황산화물 배출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개방형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 규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결론에 이르지 못해 다음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해운사들은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으로 변경하는 방법 혹은 선박용 연료유를 저유황유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해야한다. 당장 스크러버 설치나 LNG 연료선 변경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경유를 혼합하거나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방안으로 규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에서는 다양한 선박 유형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설정된 만큼 해운사들이 본격적으로 규격에 맞는 저유황 선박유 재고 비축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며 규제 효과가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선박 연료유인 벙커시유에 경유를 섞어 사용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유 정제마진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제도로 3분기 후반부터 해운사 대응이 시작되면 경유와 저유황 연료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해운사는 단기적으로 고부가 석유제품을 사용하다가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IMO 2020 효과는 2020년 극대화되었다가 2021년 이후 점차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계도 저유황유와 경유 생산능력을 보강하며 IMO 2020 수요 대응에 나섰다. 가장 적극 적인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약 1조원을 투자해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고 있다. 일 4만 배럴 생산이 가능한 설비다. 완공되면 SK에너지는 국내 1위 저유황 연료유 공급자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하는 SDA 공정을 완공했다. 에쓰오일도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다운스트림복합단지(OD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