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주·유럽 법인 5년 새 2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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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미주·유럽 지역 법인 수가 5년 사이에 갑절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아프리카·중동 지역 법인 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5년 동안 미주·유럽 지역에 본사를 둔 기술 벤처기업을 적극 인수한 영향이 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미주 지역 법인 수는 2014년 26개에서 올해 56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유럽 지역 해외 법인 수도 5년 전 33개에서 올해 71개가 됐다. 삼성전자는 해외 현지 특성에 맞게 판매·서비스·생산 법인을 전략적으로 선택 운영한다.

미주 지역에서는 TV·스마트폰·태블릿 등 판매를 담당하는 뉴저지, TV 생산을 담당하는 샌디에이고,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오스틴을 포함한 총 56개 판매·생산·서비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세트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지역 법인이 있다. TV 생산을 담당하는 곳은 슬로바키아·헝가리 지역 법인이다. 냉장고 등 가전 생산을 담당하는 법인은 폴란드 등지에 배치돼 있다. 현재 유럽 지역 전체 법인 수는 총 71개다.

하만 제품
하만 제품

삼성전자의 미주·유럽 지역 법인 수가 5년 동안 두 배로 늘어난 것은 2016년 11월 하만 인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당시 역대 최대 인수합병(M&A) 규모인 9조3700억원에 하만을 인수했다. 전장 사업을 하는 하만의 최대 고객사는 미국과 유럽 지역 완성차 업체에 포진돼 있다. 회사는 이 지역 영업과 판매 마케팅 강화를 위해 다수의 법인을 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이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운영해 온 판매·생산·서비스 법인 다수가 모두 삼성전자에 종속되면서 삼성 해외 법인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만 외에도 다수의 기술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셀비, 스마트싱스, 콰이어트사이드, 프린터온, 프록시멀데이터, 심프레스, 루프페이, 예스코, 조이언트, 애드기어, 비야디, 데이코, 비브랩스, 뉴넷캐나다, 플런티, 지랩스 등을 인수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삼성이 인수한 기업 대부분이 미주와 유럽 지역 업체였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의 글로벌 지역 밀착형 전략도 법인 수 증가에 한몫했다. 냉장고,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은 배송 물류비용이 높다. 지역별 선호 제품도 천차만별이다. 현지 생산과 서비스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현지 해외 법인 수를 꾸준히 늘리는 방법으로 지역 마케팅 강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주·유럽 지역 법인 수가 크게 숫자를 늘리는 동안 중국 지역 법인은 비슷한 숫자를 유지했다. 2014년 33개이던 중국 지역 법인은 올해 35개로 2개 늘었다. 중국을 제외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지역 법인 수는 5년 전의 21개에서 올해 35개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중동·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법인은 22개에서 30개로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법인은 현지 시장의 상황 변동에 따라 서비스와 생산 법인을 하나로 합치기도 하고 분리하기도 하는 등 계속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표: 삼성전자 지난 5년간 해외 법인 증가 현황>

삼성전자, 미주·유럽 법인 5년 새 2배 늘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