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도 '증권 업무'한다..."자본시장 혁신금융 등장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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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매매주문의 접수·전달·집행 등 금융투자회사의 본질 업무를 정보기술(IT) 기업에 위탁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전산 프로세스를 외부화 하고, 빅데이터 분석 업체와 협업하는 등 금융투자업계 혁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무위탁과 겸영·부수업무를 가로막던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 월) 규제도 전면 개선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 개선방안을 27일 발표했다.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자 업무위탁 범위를 핀테크 활성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정비하기 위한 조치다.

우선 핵심 업무와 비핵심 업무 구분을 폐지하기로 했다. 사실상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업무를 제외한 핵심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본질적 업무 범위도 손질했다. 매매주문 접수·전달·집행·확인 업무를 본질 업무에서 제외했다. 투자매매나 중개업 인가를 받지 않은 IT기업에도 금융투자 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했다.

콜센터, IT 등 단순 후선업무 뿐만 아니라 판매채널 등 금융투자업 일선 업무까지도 위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간 제도 한계로 인해 불가능했던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한 본질 업무 위탁도 허용된다.

은행이나 보험 등 여타 금융권과 차등 적용되던 불합리한 규제도 개선한다. 재위탁 업무를 허용하고, 정보처리 업무 규제도 자유롭게 위탁이 가능하도록 한다. 아울러 신속한 업무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겸영·부수업무에 대한 사전보고 원칙도 사후보고 체계로 전환한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투자업계 핀테크 혁신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 특화·전문화 역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중소형사가 대형사에 플랫폼을 아웃소싱해 대규모 설비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대형사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전략적 제휴 역시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차이니즈 월 규제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업무 단위로 칸막이를 설치했던 규제에서 정보 단위 별 규제로 전환한다. 새로운 유형의 업무가 출현할 경우 하나하나 추가로 금지 행위를 열거하도록 규정된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정보 종류는 미공개 중요정보와 고객자산 운용정보로 단순화한다. 미공개 중요정보는 상시 발생하지 않는 만큼 불필요한 정보교류 차단 절차 수립을 의무화하고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한 권한이 없는 자가 부서에 상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등의 원칙만을 제시하도록 했다.

특정 정보가 미공개중요정보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한 경우에는 준법감시부서 사전 확인을 받도록 하는 등 행위 규제도 별도 마련키로 했다.

고객자산 운용정보에 대해서는 펀드나 신탁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을 여타 투자업무를 수행하는 조직과 구분하도록 하는 등 규정을 법 시행령에 담기로 했다.

계열회사 등과 사외 차이니스월 규제도 대폭 완화한다. 내부통제기준 마련은 의무화하되 구체적 운영방식은 자율규제에 맡겨 계열사 단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유도한다. 세부 표준안은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전담반에서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기로 했다.

김 정책관은 “그간 금융투자업권은 핀테크 활성화 등 환경 변화에도 타 업권에 비해 제약이 많아 업무위탁을 통한 혁신 주도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금융투자업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금융투자업 영업행위 규제를 전면 개편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