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AC 2019]최태원 SK회장 "사회적가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 행사에서 주빈석 참석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 행사에서 주빈석 참석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사회적 가치가 기업 경영의 새로운 대세로 부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하고 80여개 기업·단체가 호응해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 2019)'가 국내 최초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로 첫 발을 내딛었다.

SOVAC 2019는 '패러다임 시프트: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사회적 가치 추구가 경제적 이익추구와 대등한 수준의 기업 핵심 경영 목표이자 가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감대를 얻었다.

28일 오전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김종걸 한양대 교수, 이종욱 기획재정부 국장, 정성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김태영 성균관대 교수.
28일 오전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 SOVAC)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김종걸 한양대 교수, 이종욱 기획재정부 국장, 정성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김태영 성균관대 교수.

◇왜 사회적 가치인가

SOVAC 제안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면서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 기업 전략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사회적 가치는 환경 오염과 일자리 부족, 빈곤 해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새로운 가치를 의미한다.

그동안 주로 정부와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추구가 이뤄졌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과 연결되며 기업 생존 문제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졌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면 안정적인 생태계에서 폭넓은 가치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도록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기업의 모든 전략과 환경, 고용 문제, 납세 등 활동이 사회적 가치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를 발전시키는 것이 사회 전체 발전은 물론, 기업 가치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 지론이다.

최 회장은 “사회가 지속 가능해야 회사도 지속 가능할 수 있고 개인 행복도 담보될 수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우리 뜻과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연결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연결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사회적 가치 혁신모델

SOVAC은 그동안 개별 기업과 사회단체 등이 각자 추진한 사회적 가치 확산 전략과 전망을 공유하고 구체적 사례를 통한 혁신 모델을 논의했다.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는 고향인 부산 영도에 비영리 법인인 '삼진 이음'을 설립, 지역사회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소개했다.

영도 봉래동시장 지역 기술 장인을 다음 세대에 연결해 청년 창업을 장려하고 오래된 상점들을 리모델링한 결과 상권이 활성화되고 경제 활력이 높아졌다. 보다 넓은 지역 전체에서 상권이 활성화하도록 확장된다면 기업에도 시장 활성화 성과로 돌아오는 효과가 기대된다.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는 금융거래 실적이 없어 대출이 어려운 청년층을 위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낮은 이자로 대출을 중개해주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청년의 도서관 이용실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방식 등 기존 금융권이 주목하지 않았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도를 평가한다. 김 대표는 “교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임용대기 중에 마땅한 수입이 없어 고민하는 청년 등 돈이 조금 부족하다는 이유로 좌절하지 않도록 돕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는 글로벌 기업 관점에서도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 경영목표가 됐다.

정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없다면 고객이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맡기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기업 내부에서는 우수하고 치열한 인력이 사회적 가치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제대로 투입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행사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최태원 SK 회장이 행사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사회적 가치 확산 지속

SOVAC은 지난해 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하고 80여개 기관, 단체가 파트너로 나서 호응하면서 마련됐다. 행사장 곳곳에는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과 토론, 전시 등이 동시에 펼쳐졌다. KAIST 사회적 기업 MBA, KOTRA, 코이카(KOICA), 사회적기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 기관이 소셜벤처와 청년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실무 상담을 했다. 상담자들은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유통, 세무, 회계, 법률, 해외 진출 자문 등이 이어졌다.

사회적기업 등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는 50여개 전시 부스도 마련됐다. 100~200명이 참가하는 소규모 토론세션 20개도 잇따라 열렸다.

행사는 당초 예상했던 2000명의 갑절을 넘는 4000명여이 참가하면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SOVAC 재단과 SK그룹은 첫 성공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 해결 위한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사회적 가치에 대한 사회 인식과 관심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제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때”라면서 “SOVAC 행사를 통해 그동안 각자 상상해 온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밖으로 꺼내 이야기하고 서로 연결해 보자”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