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마이크로바이옴]산업화 싹 틔운 'K-마이크로바이옴',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필요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제2 게놈'으로 주목받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간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은 연구·생산 부문에서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을 구축하고, 정부는 인·허가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제도 마련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전자신문사와 한국바이오협회, 휴먼마이크로바이옴포럼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제3회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2017년 국내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로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행사는 국내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과 벤처투자사, 정부, 학계 등 전문가가 참여해 국내외 연구개발(R&D)동향, 정부 투자 계획, 규제 현황 등을 공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후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를 포함해 토양, 공기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정보를 뜻한다. 인간에 초점을 맞춘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은 몸속 미생물을 분석해 질병 진단, 치료, 예방에 활용한다. 치매, 아토피, 비만을 포함해 각종 암까지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성이 규명됐다. 미생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부터 진단, 신약까지 개발이 활발하면서 바이오산업 새 먹거리로 국가 간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바이오를 '3대 신산업'으로 꼽은 우리나라도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랜 기간 발효식품을 먹으면서 습득한 미생물 배양 노하우, 우수 인재 등은 성공 발판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창출을 위한 산업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패널토론을 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창출을 위한 산업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패널토론을 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인규 쎌바이오텍 부장은 “한국인이 먹는 유산균은 생강, 쑥 등 강한 음식에서도 살아남지만 서양은 고기, 치즈가 주식이라 유산균이 자극에 약하다”면서 “조상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좋은 무기를 만들면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마이크로바이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상장이 시작됐고, 하반기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 허가도 예상된다. 건기식과 진단 서비스도 출시돼 산업화 싹을 틔웠다.

R&D를 벗어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과제도 많다. 생산시설 확보, 인·허가 가이드라인 마련, 임상 데이터 생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다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중소기업임을 감안,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해결 방안으로 제시된다.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으로 임상 2, 3상에 진입한 회사는 꽤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수준”이라면서 “빠른 속도로 선진국을 추격하고 나아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혁신적이고 개방된 연구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희 한림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살아있는 균을 이용하는데 국제규격에 맞춘 생산시설이 중요하다”면서 “많은 기업이 생산시설을 찾지 못해 호주나 해외로 나가는데,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 대응하는 한편 연구영역에서도 네트워킹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창출을 위한 산업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패널토론을 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창출을 위한 산업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패널토론을 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 제도지원도 요구된다. 신약, 진단 서비스 등이 개발되지만 인·허가 준비를 위한 정보가 전무하다. 아직 허가받은 제품이 없지만,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미생물을 이용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이정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 실물자원을 따져보면 19종이 있는데, 관련 법과 규정이 얽혀있어 자칫 범법자가 될 수 있다”면서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투자하는 입장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에 가장 큰 리스크는 허가제도”라면서 “정부가 규제개선을 약속한 상황에서 기업은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 규제당국과 논의해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제3회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콘퍼런스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