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던 배달 앱…고용부, '추가 콜 금지' 완화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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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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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가 주행 도중에도 주문(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 중 콜 수신 금지가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개정안에 포함되면서 입법예고까지 됐지만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삭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배달기사가 주행 도중에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없게 하는 내용의 산안법을 마련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 목적지를 미리 받아 이동하는 퀵서비스와 달리 수시로 주문이 들어오는 배달 앱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9일 “(추가 콜을 받지 못하도록 SW 기능을 탑재하라는 개정안에 반발하는 업계 의견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면서 “배달 앱 시스템은 건드리지 않고 관련 법규를 배달기사에게 고지하는 방향으로 부담을 덜어 주려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안전성 강화를 위해 시스템 고도화도 주문했다. 배달 도중에는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은 채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블루투스 같은 기술을 개발하라는 요구다.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배달 앱 업계는 퀵서비스와 달리 주로 식음료(F&B) 시장에서 활동한다. 음식점 주문 발생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 동시 다발적으로 불특정하게 일어난다. 배달기사는 항상 전용 앱을 켜놓고 움직인다.

업계는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기존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됐다면 배달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방향이 비슷한 곳에서의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 배송 효율을 높이는 데 맞춰진 기술 개발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주문 처리 건당 배달료를 받는 배달기사의 수입도 절반 넘게 줄어든다. 배달 음식점도 늘어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안법 개정안은 국무조정실 규제 심사, 법제처 법제 심사를 거쳐 내년 1월 16일 시행된다. 고용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관련 규제를 실효성 있게 가다듬을 방침이다. 이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최근 배달 앱 업계와 간담회를 열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민주노총 관계자도 참가했다.

올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배달의민족 앱을 통한 거래액만 5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이륜차는 44만6000대다. 그 가운데 10만대가 배달용이다.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은 “근로계약서를 쓰는 노동자 대상으로만 사용자가 안전 조치 의무를 졌다”면서 “비록 지금은 법규를 고지하는 수준이지만 사용자 범위에 배달 플랫폼이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팀장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면서 “다만 배달 대행 업종 특성상 영세한 기업도 많은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