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항공사, 공용체크인시스템 입찰 놓고 신경전

인천공항 공용체크인시스템 입찰을 둘러싸고 인천공항공사와 취항 항공사간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항공사는 기존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방침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공용체크인시스템(CUPPS)은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가 사용하는 핵심시설이다. 출국여객 탑승권 발권, 좌석배정, 수하물위탁, 항공기 탑승 등 출국수속을 처리한다.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자체 개발한 '에어커스(AirCUS)'와 미국 에어링크(ARINC)사 '브이뮤즈(vMUSE)'가 공용체크인시스템으로 같이 사용되고 있다.

인천공항 취항 항공사는 2001년 개항 때부터 에어링크 공용체크인시스템을 이용했다. 하지만 장애에 대비해 시스템이중화가 필요하다며 2011년 인천공항공사는 정부 R&D사업으로 에어커스를 개발했다. 일부 국적 항공사가 에어커스 단독 또는 외산시스템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지만 대다수 외국적 항공사는 에어링크 시스템만 사용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개항 후 15년 동안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한 공용시스템 계약을 2015년 이관 받았다. 당시 인천공항은 5년주기로 공용체크인시스템을 재계약하기로 해 내년 3월 공용체크인시스템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에어링크와 계약만료를 앞두고 최근 공용체크인시스템 운영사업 과업내용서를 사전 공시했다.

인천공항은 과업내용서에서 현 외산 시스템과 계약기간 종료에 따른 공용여객서비스 운영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산 운영시스템과 시스템 이중화를 통해 여객처리 서비스에 대한 백업체계를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항공사는 인천공항이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용체크인시스템 재계약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과업내용서 내용이 국제적 항공운송과 맞지 않고 항공사 기존 시스템운영 환경 및 타 기관시스템과 연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항공안전 및 효율적 시스템 운영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항공사는 기존 에어링크 공용체크시스템에 문제가 없고 20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인천공항 체크인 업무이외에 다른 기관 및 다른 공항업무도 연계된 통합 프로그램으로 새 프로그램으로 교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항공사 체크인시스템은 시스템 사용주체인 항공사가 선택해야 한다며 인천공항이 민간 항공사 시스템 운영권 수익을 가지려 한다고 반발했다.

인천공항 취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최근 모임을 갖고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기존 시스템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인천공항공사에 전달했다. AOC 한 관계자는 “전 세계 공항 중 공항관리기관이 자체 개발한 공용체크인시스템을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면서 “인천항공이 글로벌 흐름을 무시한 쇄국적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항공사도 자체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절차에 따라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공정성있게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면서 “국제항공표준을 지키기 때문에 새 공용체크인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